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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의 빈손' 전북, 성적→축구, 대전환이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11-05 15:22 | 최종수정 2023-11-06 06:00


'10년만의 빈손' 전북, 성적→축구, 대전환이 필요하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무관'이 '현실'이 됐다. 전북 현대가 FA컵 결승전에서 패했다. 이미 '현대가 라이벌' 울산 현대에 리그 우승을 내준 전북은 FA컵 우승마저 실패하며 10년 만의 빈손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소 1개의 트로피는 들어올렸다.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7차례나 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2020년에는 FA컵까지 더블에 성공했다. '심판 매수' 파문으로 승점이 삭감되며 유일하게 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2016년에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이다. 울산에 리그 우승을 내준 지난 시즌에도 FA컵 우승으로 구겼던 자존심을 어느정도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우여곡절 끝에 FA컵 결승까지 올랐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두 차례나 리드를 잡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전북이 자랑하는 '승리 DNA'에 생채기가 생겼다. 전북은 잡을 경기는 반드시 잡던 팀이었다. 전북이 결승전에서 패한 것은 2013년 FA컵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포항 스틸러스였다.

물론 아직 시즌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전북의 올 시즌은 명백한 실패다. 단순히 성적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팀이든 부침은 있다. 전북을 휘감았던 '절대 1강'이라는 아우라가 사라졌다. 지금 전북은 어느 팀도 해볼만 하다고 여기는 상대가 돼버렸다. 전북은 올 시즌 무려 12패나 당했다. 12위 수원 삼성(21패), 10위 수원FC(19패), 9위 제주 유나이티드, 11위 강원FC(이상 16패) 다음으로 패가 많다.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팬들은 여전히 '닥치고 공격'을 외치지만, 현실은 다르다. 물론 전북의 이름값은 여전하다.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전북은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무려 5명이나 차출시켰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의 힘만으로는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게 올 시즌 '무관'이 전북에 준 교훈이다. 단순히 잘하는 선수 영입만으로 팀에 플러스가 되지 않는다.

대전환이 필요하다. 더이상 전북은 챔피언이 아니다. K리그는 달라지고 있다. 빌드업, 공격 작업이 보다 디테일하게 바뀌고 있다. 광주FC의 돌풍이 좋은 예다. 전북도 이 흐름에 맞출 필요가 있다. 당장 올 시즌 실패로 선수 영입에만 몰두한다면, 또 실패를 맛볼 공산이 크다. 성적이 아니라, 좋은 축구에 대한 고민이 우선이다. 스카우팅 뿐만 아니라 전략, 전술까지, 바뀌어야 살 수 있다. 그래야 다시 전북 시대가 펼쳐질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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