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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대급 코리안더비, '황소' 황희찬(울버햄턴)이 '캡틴' 손흥민(토트넘)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런 두 선수의 맞대결에 영국 언론이 주목했다. EPL 사무국은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 황희찬의 사진과 기록 등을 올리면서 '대표팀에서는 동료, EPL에서는 라이벌'이라는 글을 남겼다. 영국 가디언은 '정말 특별한 경기다. 한국은 손흥민과 황희찬의 맞대결을 고대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수백만명이 치맥을 먹거나 술집에서 이번 경기를 즐길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 황희찬 이전 EPL을 누볐던 '해버지'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는 울버햄턴 훈련장을 찾아 "한국 어디에서나 TV와 광고를 통해 황희찬, 손흥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EPL에서 서로 경기하는 모습은 자주 볼 수 없는데, 두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준 만큼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돌입한 맞대결, 손흥민과 황희찬은 밝은 미소로 서로를 맞이했다. 중계 카메라는 핵심 선수로 두 사람을 조명하기도 했다. 몰리뉴 스타디움 안팎에는 두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방문한 한국 팬들이 가득했다. 경기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아쉽게도 두 선수는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단 1개의 슈팅에 그쳤다. 유효슈팅은 없었다. 박스 안 터치도 거의 없었다. 황희찬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내 동료들이 손흥민 선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자신했는데, 실제 그렇게 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부상으로 빠진 제임스 메디슨의 공백을 제대로 느낀 모습이었다. 영국 언론은 '특색이 없었다', '고전했다'는 혹평 속 최저 평점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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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역시 다소 부진한 모습이었다. 단 1차례의 슈팅 밖에 날리지 못했다.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앞 노마크 찬스를 잡았지만,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토트넘의 1-0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한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울버햄턴이 파블로 사라비아와 마리오 레미나가 기적 같은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풀타임을 소화한 황희찬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기적적인 역전극에 고무된 홈팬들의 환호 속에서 황희찬은 동료들과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패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황희찬은 경기 후 "흥민이 형도 저도 좋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많은 분들 기대를 많이 해 주셨다. 힘든 경기였지만, 승리할 수 있어 너무 기쁜 경기였다"는 소감을 남겼다.
치열한 경기를 마친 둘은 이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서 다시 동료로 만난다. 클린스만호는 1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싱가포르와 맞대결로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시작한다. 둘을 포함한 클린스만호 23명은 13일 오후 서울 소재 호텔에 소집해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에 나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