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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논란의 황의조가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두 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켰다.
초반 노리치가 앞서나갔다. 전반 3분만에 배스의 선제골이 터진데 이어, 12분 황의조까지 득점 릴레이에 가담했다. 사라가 왓포드 수비 실수를 틈타 공을 가로챘고, 바로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황의조는 특유의 강력한 슈팅으로 왓포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이후 통증을 호소하다 이른 시간 교체되어 나왔다. 노리치는 황의조 교체 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전반 종료 전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 30분 이스마엘 코네, 33분 밀레타 라이코비치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후반 32분에는 야세르 아스프리야에게 뼈아픈 역전골을 내주며 2대3으로 패했다.
황의조는 최근 논란과 별개로 잉글랜드 무대 입성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황의조는 올 시즌 올림피아코스에서 설자리를 잃으며, K리그 FC서울 단기 임대에 나섰다. 서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경기 감각과 자신감을 끌어올린 황의조는 노팅엄 포레스트에 복귀해 프리시즌을 치렀다. 예상대로 노팅엄에는 설자리가 없었고, 노리치로 임대를 왔다. 노리치에서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리던 황의조는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선덜랜드전에 첫 선발출전해 데뷔골을 성공한 황의조는 26일 퀸즈파크레인저스전에서 두번째골을 넣었다. 황의조는 전반 21분 가브리엘 사라가 후방에서 찔러준 롱패스를 멋지게 잡았다. 황의조는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버밍엄시티전 도움 포함, 최근 3개의 공격포인트(2골-1도움)을 기록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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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황의조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지난 6월 A씨는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면서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황의조 측은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올해 5월부터 '(사진을) 유포하겠다', '기대하라',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는 식의 협박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황의조의 매니지먼트사 'UJ 스포츠'는 "우선 선수를 응원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보고 계신 많은 분들께 공인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당사는 금일 황의조 선수의 사생활과 관련하여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고, 직후부터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 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업로드된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님을 밝히며, 불법으로 취득한 선수의 사생활을 유포하고 확신시킨 점, 이로 인해 선수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강력히 법적 대응할 예정입니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황의조 역시 개인 SNS 개정에 자필로 된 입장문을 공개했다. 황의조는 입장문에서 "자신을 제 여자친구라고 칭하는 자에 의해 허위 게시글이 업로드되고, 사생활 영상이 유포됐다. 저는 제 사생활과 관련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과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강경대응에 나섰다. 여자친구를 사칭해 협박 메시지를 보낸 A씨를 수사해달라며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사건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로 이관해 수사해왔다. 황의조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대환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영상은) 당시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며 "황의조 선수는 현재 해당 영상을 소지하고 있지도 않고 유출한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은 황의조 선수가 영상 유출의 피해자로 시작된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게 된 황의조 선수의 과거 연인에 대해서 깊은 유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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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황의조 측과 피해자 측은 연일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황의조의 2차 가해 관련 논란까지 이어졌다. 황의조 측은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면서 도리어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피해자 쪽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필요하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피해자는 황씨와 교제한 적은 있지만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의 촬영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계속해서 삭제해달라고 청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한 영상'이라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고 촬영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며 "황씨가 이를 동의 받은 것으로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촬영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영상 유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황씨에게 화를 내거나 신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씨가 피해자에게 유포자를 고소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고심 끝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에 대해서도, 황 선수의 불법 촬영에 대해서도 경찰에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전했다.
황씨 측도 추가 입장문을 내고 "황 선수가 어떠한 동의도 없이 불법 촬영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굳이 숨길 필요도 없이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촬영을 하였고 이 여성도 분명히 이를 인지하고 관계에 응했다"며 "해당 촬영물은 연인 사이였던 여성과 같이 보았다"고 주장했다. 황씨 측은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면서 "악의적인 의혹이 제기된다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황의조는 성행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정황이 포착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황의조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황의조는 경찰 조사에서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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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그런 논란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진행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 당장 어떤 문제나 죄가 있다고 할 수 없기에 운동장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게 지도자의 역할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40년 축구 인생에서 많은 이슈와 추측, 사건을 접하며 살았다. 무엇인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진 선수가 경기장에서 기량을 발휘하게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국 입국 후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
축구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서 징계·결격 사유를 규정한 제17조를 보면, 고의로 대표팀 명예를 훼손하거나 운영 규정·훈련 규범을 명시적으로 위반한 경우에 징계를 받는다. 이외 사법 판결이나 공정위원회를 통해 징계가 확정된 각종 사례를 결격 사유로 정해뒀다. 황의조처럼 혐의를 부인하는 선수에게 적용할 만한 규정은 없다. 다만, 제6조에는 '품위 유지'의 의무가 명시돼 있다. 각 선수는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고, 사회적 책임감·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 위반 시 징계에 대한 별도 설명은 없으나, 타 경기 단체에서는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고 판단해 선수의 처분을 결정할 때 이 '품위 유지' 조항을 주된 근거로 삼아왔다.
스포츠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는 24일 성명서를 내 성행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황의조의 국가대표 퇴출을 촉구했다. 체육시민연대는 "성관계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 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는가"라며 "마땅히 자숙하고 스스로 출전을 포기하거나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황의조가 최근 월드컵 예선 경기에 출전한 것을 두고 "유죄나 징계가 확정되기 전에도 몇몇 증거로 관련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 당연하다. 논란이 해소되기 전까지라도 출전 중지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축구협회는 즉각 공개 사과하고 불법 촬영, 2차 가해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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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황의조가 대표팀에서 제외되며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아시안컵이 문제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황의조 조규성 오현규 체제로 최전방 진용을 꾸린 바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 논란 이후에도 황의조 발탁을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황의조의 출전이 불투명해지며,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새로운 선수를 합류시킬지, 아니면 다른 포지션에 보강을 할지 미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