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원=박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경남FC와 부천FC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경남은 4-4-2 카드를 꺼냈다. 조향기와 글레이손이 투톱에 선다. 허리진에는 조상준-이민혁-송흥민-설현진이 자리한다. 포백은 이민기 이찬욱 이강희 이준재가 이룬다. 골문은 고동민이 지킨다. 우주성 원기종, 카스트로 등이 벤치에서 출발한다. 부천은 3-4-3으로 맞선다. 조수철-루페타-한지호가 스리톱을 이룬다. 미드필드는 박형진 최재영 카즈 정희웅이 이룬다. 스리백은 이용혁 닐손주니어 서명관이 구성한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낀다. 지난 전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안재준이 조커로 나선다.
설기현 경남 감독은 "부천과 만나는게 지겹다.(웃음) 우리가 항상 어려움을 겪는 팀인데, 준PO에서 자주 보니 운명의 장난 같기도 하다"고 웃었다. 이영민 부천 감독도 "작년에 경남이랑 다섯번 경기했는데, 올해도 꼭 네번을 채우더라"며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부천-경남, 경기 자체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PO에 갈 수 있냐 없냐에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과 부천은 악연이 좀 있다. 시작은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는데, 경남의 골키퍼 4명 중 3명이 코로나에 걸렸다. 나머지 한명은 장기 부상 중이었다. 경남은 골키퍼가 특수 포지션이라 경기 연기를 신청했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규정을 앞세워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결국 필드 플레이어 이우혁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결과는 부천의 3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남은 연맹의 결정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부천 역시 연기에 동조하지 않았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양 팀의 신경전은 시즌 내내 이어졌고, 공교롭게도 지난 해 준플레이오프(PO) 역시 경남과 부천의 대결로 진행됐다. 물러설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두 팀, 당시 부천이 4위, 경남이 5위, 부천 홈에서 펼쳐진 경기는 명승부 끝에 경남이 승리했다. 무조건 이겨야 다음 라운드에 갈 수 있던 경남은 2-2였던 후반 50분, 티아고가 모재현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3대2 승리, PO 진출에 성공했다.
설 감독은 선실점을 하지 않는 것에, 이 감독은 선득점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설 감독은 "일단 안먹는게 중요하다. 먼저 실점하게 되면 전략 자체를 바꿔야 한다. 물론 실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수비에 중점을 둔다는 것은 아니다. 공격은 하던데로 할거다. 다만 준PO는 실점을 하게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모든 것을 걸고 득점을 노려야 하기 때문에 뒤쪽에서 어려운 상황이 자주 생긴다. 그런 흐름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실점을 안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감독은 "선득점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저쪽이 구상하는게 더욱 헷갈릴 수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해서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경기는 많은 골이 터진다. 후반 안재준을 투입해 변호를 줄 것이다. 후반에 재준이가 득점했을때 우리 승률이 굉장히 높다. 체력이 떨어졌을때 승부를 걸려고 한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