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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소년이 레전드를 만난 것은 2007년이었다. 당시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A대표팀 코치 시절였다. 홍 감독은 전주공고 사령탑과의 인연으로 특강을 했다. 고교 3학년이던 그도 그곳에 있었다. "너희들 중 국가대표가 나올 수 있다." 홍 감독의 말에 소년의 꿈도 영글기 시작했다. 김영권(33·울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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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고참으로 팀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도 톡톡히 했다. 때론 쓴소리, 때론 격려로 어린 선수들을 이끌었다. 김영권은 지난 여름 중동에서 현재 연봉 세 배 수준의 큰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홍 감독의 만류에 미련없이 뜻을 접었다. 그는 각 팀 감독(30%)과 선수(30%), 미디어(40%) 투표 수를 환산한 점수에서 44.13점을 얻어 제카(포항·41.76점), 티아고(대전·11.33점), 안영규(광주·2.78점)에 앞섰다. 김영권은 감독(6표), 미디어(55표)에서 1위, 주장(4표) 투표에선 제카(7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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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중동 제안에 대해선 "오퍼가 왔을때는 당연히 사람인지라 가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감독님과 2~3시간의 면담 후에 안가기로 했다. 감독님의 경험과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대한 선택을 그때 배웠다. 안간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여기에 남아 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셨다. 금전적인 부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것과 바꿀 수 없는 MVP라는 자리로 충분히 충족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김영권은 이제 축구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준비 중이다. 그는 "내가 아직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이 지금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커리어가 될 것 같다. 울산에서 ACL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입단했는데, 작년에 아쉽게 조별 예선 탈락을 했고, 남은 경기 이겨서 토너먼트 진출해서 높은 곳을 바라봐서 잘 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 페이지에 김영권은 한국 축구에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대표팀에 진심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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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시상식 후 "지난해 감독상을 타 봤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다른 잘하는 사람이 타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보너스 같은 상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젊은 감독들, 기존 감독 등 그 분들에게 개인적인 존경심을 나타낸다는 생각에서 같이 나누고 싶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수상에 대해서 예측은 못했다. 후보에 오른 3명 감독은 앞으로 K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의 유망한 감독이다. 이정효 김기동 조성환 감독은 마찬가지로 각자 색깔이 있는 좋은 감독이다. 그 안에서 수상해도 이상할 것 없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이 분들이 언젠가는 계속 감독상을 타면서 감독 생활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덕담했다.
잠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