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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한국 축구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어린이가 있었다. 손흥민(토트넘)의 SNS의 한 면을 장식한 어린이였다.
이 어린이는 과연 누구일까. 경기가 끝난 후 SNS를 통해 수소문했다. 많은 유저들이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연락이 닿았다. SNS를 통해 만날 약속을 전했다. 5일 오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끝낸 어린이 팬을 구장 내 카페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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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군이 찍힌 사진은 경기장 내 사진 기자들이 찍은 '보도사진'이었다. 어떻게 찍혔을까. 황 군의 재치가 빛났다.
"운이 좋게 토트넘 원정 팬들이 앉는 좌석을 구했어요. 맨 앞줄이었는데요. 일찍 가서 여러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엄마가 만들어 준 '너만 보여 손흥민'이라는 머리띠를 쓰고 있었어요. 그걸 본 사진 기자 분들이 갑자기 저를 찍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손흥민 선수 '찰칵 세리머니'를 했어요. 그게 사진에 올라간 거 같더라고요."
맨시티전은 명승부였다. 황 군에게도 첫 '직관'이었다.
"처음 직관하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였어요. 선제골 넣고, 동점골 허용하고 역전 당하니까 또 지겠구나 했었죠. 4연패구나라고 절망하고 있었는데요. 클루세프스키가 헤더골을 넣는거 보고 너무 좋았어요. 역전까지 기대했죠. 3대3으로 끝났지만 명승부였다고 생각해요. 아주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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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전이 끝나고 황 군과 아버지는 속소로 향했다. 씻고난 후 잠을 청했다. 이 때까지는 이슈가 될 지 전혀 몰랐다. 그런데 다음날인 4일 새벽 황 군과 아버지가 일찍 일어났다.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카카오톡에서 불이 났다. 지인들이 '긴급 소식'을 전했다.
"아내와 친척들 그리고 회사 동료 등 지인들이 계속 카톡을 보내는 김에 눈을 떴어요. 확인해 보니 곳곳에서 기사가 나고 축하 카톡이 왔더라고요"라며 아버지 황성진씨가 웃으며 말했다.
황 군도 이내 소식을 접했다.
"SNS를 보고 있었는데 아빠가 갑자기 '대박!'이라며 보여주시더라고요. 사진찍을 때는 뉴스에 안 나올 줄 알았는데요. 어쩌다보니 나오게 됐어요. 이런 건 처음이라 너무나 긴장돼요."
친구들한테도 연락이 많이 왔단다. 친구들은 황군에게 보이스톡을 하며 '너무 유명해줬다. 소감이 어떠냐'라고 묻는 통에 정신을 못차릴 지경이었단다.
황 군과 아버지는 10일 밤 비행기로 돌아간다. 당초 웨스트햄전과 뉴캐슬전을 보려고 했다. 그러나 뉴캐슬전이 9일에서 10일로 일정이 바뀌었다. 7일 웨스트햄전만 보고 돌아가야 한다. 황 군의 축구 여행 피날레였다.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황 군은 결연했다. 손흥민의 선전을 당부했다.
"손흥민 선수. 긴장하지 말고 캡틴답게 열심히 해주세요. 파이팅 하시고요. 아시안컵도 응원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덧붙였다.
"인터뷰 한다니까 제 친구가 자기를 제일 친한 친구라고 이야기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저의 가장 친한 친구는 김하람입니다."
10세 어린이다운 천진난만함에 아빠 미소가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