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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흥민이형을 '아는 형'이라고 하고 싶어요."
결국 외적인 부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중요했다. 일단 성격부터 바꿨다. 배준호는 "원래 내성적이다. 처음 K리그에 갔을 때도 힘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유럽이고, 나는 외국인 신분이다. 어떻게든 적응해야 했다.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갔다"고 했다. 영어에도 신경을 썼다. 배준호는 "형들이 그렇게 언어 공부 하라고 했는데 안 한게 후회가 된다. 막상 와보니까 영어가 정말 중요하더라. 심지어 감독이 리버풀 사람이다. 하루에 영국 선생님, 한국 선생님, 두분에게 과외를 받는다. 말하는건 아직 어렵지만 듣는 거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피지컬적으로도 많은 공을 들였다. 배준호는 "챔피언십이 쉬운 리그가 아니다. 피지컬적으로 강한 리그라 처음에 몸싸움할 때는 벽에 부딪히는 것 같았다. 훈련을 하면서 끌어올렸다. 내 장점을 유지하면서 피지컬적으로 올린게 통했다"고 했다. 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슈팅보다 패스를 선호하던 배준호지만, 조금씩 욕심을 냈다. 그는 "이타적인게 내 장점이지만, 너무 지나치면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물론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노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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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밖에서는 단조로운 생활을 보냈다. 그는 "한국에서는 친구들이랑 카페도 가고 했는데, 여기서는 혼자 있는다. 훈련하고, 영어 과외하고, 밥 먹으면 하루가 후딱 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상관없다"고 했다.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식사다. 그는 "다행히 가리는 음식이 없다. 그래도 한식을 좋아해서 내가 직접 요리를 해 먹고 있다. 장도 직접 보고 주부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번에 다시 들어가면 한국 소스를 많이 챙겨갈 계획"이라고 했다. 물론 K리그, 특히 대전 경기는 빼놓지 않고 보려고 한다. 배준호는 "지금 대전이 힘든 시기를 보내지만 반드시 올라갈 것"이라며 "한국에 돌아가면 무조건 대전에 갈 것"이라고 했다.
영국에서 뛰다보니 새삼 손흥민의 위용에 감탄하고 있다. 그는 "동료들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자주 본다. 흥민이형 이야기를 엄청 한다. 토트넘 경기 영상이 나오면 '너도 손(SON)처럼 해봐'라고 동료들이 이야기 한다"며 "아직 만나본 적이 없다. 선수들 앞에서 '아는 형'이라고 친한 척 하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다"고 미소지었다. 손흥민을 만나는 가장 빠른 길은 A대표팀 차출이다. 그는 "내 목표가 A대표팀이다. 그걸 바라보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꾸준히 잘하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1년을 보낸 배준호는 몸도, 마음도 커져 있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 다음 시즌이다. 배준호는 6월말 영국으로 돌아가 프리시즌에 돌입한다. 그는 "많이 배웠고, 성장한 시즌이었다. 그래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게 됐다. 다음 시즌 목표는 10골이다. 좋은 경기를 많이 하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빅리그에서 뛰고 싶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날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