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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자격증부터 취득하고 와!"
원정팀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에서 해리 케인을 톱으로 두고 마이클 올리세, 토마스 뮐러, 세르주 나브리로 2선을 꾸렸다. 조슈아 키미히와 주앙 팔리냐가 더블 볼란치를 구성하고, 라파엘 게레이로,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알폰소 데이비스가 포백을 꾸리고, 마누엘 노이어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부상에서 회복한 자말 무시알라는 교체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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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선제실점으로 자극을 받은 바이에른은 흔들리지 않고 볼 점유율을 높이며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10분 케인이 우측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 골망을 갈랐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가 발견돼 무효 처리 됐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18분 기어이 경기 균형추를 맞췄다. 김민재의 장거리 전환패스에서 시작된 공격 상황. 우측에서 공을 잡은 올리세가 다시 왼쪽 측면에 위치한 나브리에게 전환 패스를 찔렀다. 공을 잡은 나브리가 문전을 향해 왼발 크로스를 띄웠고, 케인이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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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파니 감독은 대기심에게 다가가 격렬히 항의했다. 팔꿈치를 휘두르는 제스쳐를 취하며 '페르민의 푸싱 파울이 아니냐'고 어필했다. 케인 등 바이에른 선수들도 주심을 둘러쌌다. 하지만 심판진은 '노 파울'을 선언했다. 중계카메라는 잇달아 김민재를 비췄다. 김민재가 바르셀로나의 두 번째 골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걸 의미했다. 흔들리던 바이에른은 전반 45분 야말의 '원더 패스'를 받은 하피냐의 '원더 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1-3으로 마쳤다.
바이에른은 후반 11분만에 하피냐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추격 의지를 잃었다. 카사도의 침투패스를 받은 하피냐는 바이에른 센터백 듀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의 추격을 따돌리고 날카로운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콩파니 감독은 후반 12분 2선과 중앙 미드필더 자원 4명을 동시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올리세 대신 르로이 사네, 뮐러 대신 무시알라, 나브리 대신 킹슬리 코망, 팔리냐 대신 레온 고레츠카가 투입됐다.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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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도 완벽했다. 김민재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걷어내기 1회, 슈팅 블락 1회, 가로채기 1회, 태클 3회, 실점 빌미 제공 1회, 지상 경합 4회(6회 시도), 공중 경합 4회(4회 시도), 볼터치 101회, 패스 성공률 99%(87회 중 86회 성공), 롱볼 10회(11회 시도), 드리블 1회(1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 풋몹 등 기계식 평점을 내리는 사이트에서는 김민재에게 바이에른 수비진 중 가장 높은 평점을 줬다.
불운한 판정 하나에 무너졌다. 키미히는 "(로페스의) 팔이 영향을 미쳤다. 점프를 하면 조금만 밀어도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게 된다. 내가 봤을 때는 파울이었다"며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공중에 떴을 때 뒤에서 조금만 밀더라도 영향이 간다는 걸 알 것이다. 김민재는 공에 머리를 맞출 수 없었다. 그게 경기 흐름이 바뀐 시점"이라고 했다. 독일 축구의 레전드 미하엘 발락도 "내가 보기에는 파울에 가깝다"며 "로페스는 공을 쫓지 않고 김민재를 방해해서 그가 공을 잡지 못하게 했다. 주심이 이를 정상적으로 봤어야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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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베를 단장이 분노했다. 그는 한 기자가 김민재가 실점 장면에서 필요 이상으로 물러선 것 아닌지 묻자 "지도자 자격증부터 취득하는 게 좋겠다"며 "실점을 수비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안타까운 행동이다. 팀을 분열시키려는 의도 같다. 우리는 그런 의견을 받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콩파니 감독 스타일 상 수비수들에게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감싼 것으로 보인다. 'TZ'는 '에베를 단장은 한 기자의 질문에 욕설까지 썼다'며 '그는 실점에 대해 개별 선수를 비난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했다. 단장의 태도가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라고 했다. 에베를 단장은 과거에도 "수비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특히 김민재가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