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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인도네시아 축구에 매직을 일으킨 신태용 감독은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호주와 사우디에 패배하지 않으면서 10월에 있을 바레인과 중국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커졌다. 바레인과 중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어지러운 C조에서 2위권 진입도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레인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막판에 실점해 승리를 목전해서 놓쳤다. 4연패를 달리던 중국에도 승점 3점을 헌납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조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11월 A매치 첫 경기였던 일본전에서도 0대4 참사를 당하자 신태용 감독을 의심하는 시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신태용 OUT이라는 해시태크가 인도네시아 팬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었을 정도로 여론이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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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밀리는 인도네시아였지만 사우디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인도네시아의 승리를 이끈 선봉장은 마르셀리노 퍼디난이었다.
마르셀리노는 전반 31분 라그나르 오랏망운이 치고 달리면서 만들어낸 역습에 가담했다. 페널티박스 좋은 위치에 자리잡은 뒤 오랏망운이 패스를 넘겨주자 침착한 마무리로 사우디의 골망을 갈랐다. 인도네시아는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고, 사우디는 기가 죽은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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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후반 44분 저스틴 허브너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지만 막판까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역사적인 승리를 가져왔다. 사우디 상대로 첫 승이자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월드컵 3차 예선 첫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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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사우디를 상대로 전술 변화를 시도한 게 적절하게 먹혀들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3-4-3 포메이션을 사용하다가 상대가 압박이 좋아서 우리가 3-5-2 전형으로 바꾼 게 잘 맞았다. 중원에 있는 3명의 선수가 완벽하게 해줬다. 퍼디난이 2골을 넣어서 잘한 것보다도 감독이 주문한 걸 100% 해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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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신태용 감독 경질설은 사그라들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토히르 회장의 발언을 두고 "회장님이 노파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포인트를 잘 찍어서 이야기를 했다고 본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어 "그런 이야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이겼다기보다는 선수들끼리도 미팅하고, 무언가 해보자는 단합된 모습이 중요했다"며 토히르 회장의 발언이 선수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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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리로 3위가 된 인도네시아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2위인 호주가 조 최하위였던 바레인과 비기면서 승점 7점밖에 되지 않는다. 인도네시아와는 겨우 1점 차이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3월에 호주와 바레인을 만나고, 6월에는 일본과 중국을 상대한다. 3월에 있을 호주전에서 승리를 가져온다면 2위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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