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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제55대 KFA 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오후 법원이 허정무 후보가 KFA를 상대로 낸 회장 선거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차기 회장 선거는 8일 열릴 예정이었다.
KFA는 법원의 인용 직후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일이 잠정 연기됨을 알려드린다. 추후 일정이 수립되는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인단에도 잠정 연기를 전달하면서 "향후 선거 일정, 교통비 지급 등에 관해 확정되면 다시 안내드리겠다. 불편을 드리게 된 점 많은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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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도 부연했다.
당초 194명에서 173명으로 선거인단이 줄어든 데 대해서도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에 올라갈 후보자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선거가 실시될 경우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재판부는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된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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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대 KFA 회장 선거에는 정몽규 현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와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대항마로 뛰어들었다.
'절대 1강' 정 후보는 가처분 인용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그는 '불공정 시비'에 대해 "나도 한 명의 후보일 뿐"이라고 적극적인 대응을 삼갔다. 대신 전국을 돌며 조용히 선거운동을 펼쳤다.
공개 지지선언도 잇따랐다. 백현식 부산시축구협회장을 필두로 한국축구지도자협회, 정진설 서울시축구협회장이 정 후보의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 후보는 선거 전날인 이날 핵심 공약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성공적 완성을 위해 50억원을 KFA에 기부하겠다겠고 선언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선거가 연기되면서 다소 김이 빠졌다. '승소'한 허 후보는 법원의 현명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KFA '회장선거관리규정' 규정에는 법원이나 위원회가 선거무효 또는 당선무효 결정을 한 경우 재선거 또는 보궐선거는 그 실시 사유가 확정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바람잘 날 없는 한국 축구의 오늘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