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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또 '사퇴 엔딩'이다. 대구FC가 또 사령탑 공백 상황에 놓였다.
13일 대구FC는 박창현 감독과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박 감독은 2024년 4월 대구의 제14대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성적 부진과 팀 분위기 회복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단과 협의를 거쳐 사퇴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구는 후임 감독 부임 전까지는 서동원 수석코치가 임시로 벤치를 지킬 예정이다.
대구는 2017년 K리그1 무대에 입성한 뒤 9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홈구장인 대구iM뱅크PARK는 매 경기 만원관중에 달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파이널A와 파이널B 무대를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특히 지난해엔 K리그1 11위에 머물렀다. 승강 플레이오프 끝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성적 부진의 이유는 다양하다. 투자 부족을 얘기할 수도 있다. 시민구단 대구는 '쩐의 전쟁'에서 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마냥 투자를 탓할 순 없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단행한 일부 시민구단이 파이널A 무대에 안착했다.
결국 팬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감독이다. 팀을 이끄는 감독 역량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단 평가다. 그러나 대구는 매년 사령탑이 바뀌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2020년대 들어 상황은 더욱 급변하고 있다. 2020년 1월 안드레 감독이 알 하즘(사우디아라비아) 지휘봉을 잡고 떠난 이후 무려 4명의 감독이 짐을 쌌다. 이병근(2020년 2월 5일~2021년 12월 31일), 가마(2022년 1월 1일~2022년 8월 14일), 최원권(2022년 8월 14일~2024년 4월 25일) 박창현(2024년 4월~2025년 4월)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내려놓았다. 대구는 어느새 '사령탑의 무덤'으로 추락했다. 대구의 감독 선임 시스템에 근본적인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대구는 2020년대 선임한 감독 4명 중 2명은 내부 승격(이병근 최원권), 2명은 외부 선임(가마, 박창현)이었다.
K리그의 1부 잔류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과 같다. 그만큼 치열하다. 각 구단은 살아남기 위해 각종 승부수를 던진다. 대구는 일단 '사령탑 결별'이란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내들었다. 대구 구단은 '새로운 리더십 아래 팀이 재정비될 수 있도록 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했다. 축구계 관계자들은 "감독이 줄줄이 바뀌는 팀, 그것도 현재 11위에 머물러 있는 팀이다.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사령탑 선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구는 16일 김해FC(3부)와 코리아컵 3라운드에 나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