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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도대체 못하는 게 뭐야."
굴욕의 세월을 견딘 해리 매과이어가 맨유에 최고의 기쁨을 선물하고 있다. 맨유는 2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에서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를 3대0으로 완파하며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9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2골 차 이하로 패해도 피날레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라스무스 호일룬의 결정적인 골기회를 파울로 저지했다는 판정이었다. 맨유는 페널티킥까지 받아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침착하게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페르난데스는 전반 45분에는 쐐기골까지 책임을 졌다. 맨유는 전반에 3골을 모두 터트리며 일찌감치 대세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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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바오전에선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브라질 레전드 호나우지뉴를 방불케하는 드리블과 크로스를 선보였고, '해리지뉴'로 재탄생했다. 영국의 'BBC'는 '유로파리그에서 매과이어의 최고의 능력이 발휘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경기 시작 29분 만에 호나우지뉴처럼 플레이하며 홈 팬들을 침묵시켰다'고 전했다.
매과이어는 카세미루 선제골의 발판을 마련한 주인공이다.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공격에 가담한 그는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았다. 순간 윙어로 변신했다.
매과이어는 빌바오의 미드필더 미켈 야우레기사르가 앞에 있는 상황에서 화려한 드리블과 방향 전환으로 상대를 따돌린 후 크로스를 올렸다. 볼은 마누엘 우가르테의 헤더를 거쳐 카세미루에게 연결됐다. 카세미루는 헤더로 골네트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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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에서 함께했던 필 존스는 'BBC'를 통해 "매과이어가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몰랐다. 솔직히 훈련에서는 본 적이 없다"고 미소지었다.
이날 2골을 책임진 '캡틴' 페르난데스는 "정말 대단한 윙어였다. 자기가 그런 윙어라는 사실조차 몰랐을 거다"라며 "매과이어는 이제 훨씬 자신감이 넘친다. 경기에 나설 때 그의 포지션은 더욱 강력해지고 있고, 그는 아주 훌륭한 리더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맨유는 2019년 수비수 사상 최고 이적료인 8000만파운드(약 1530억원)에 매과이어를 영입했다. 일찌감치 주장에 선임되는 등 출발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정적인 실수가 발목을 잡았다.
매과이어는 2022년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백업으로 밀려났다. 주장직도 박탈당했다. 그는 2023년 여름 웨스트햄 이적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온갖 굴욕에도 맨유에서 재도전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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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림 감독은 이날 "때로는 우리 삶에도 매과이어처럼 힘든 순간들을 겪을 때가 있다. 현재는 그가 하는 모든 일이 팀에 도움이 된다. 우리는 즐겨야 한다"며 엄지를 세웠다.
매과이어도 미소가 만개했다. 그는 "알레한드로 가르나초가 나에게 볼을 패스했고, 약간의 드리블을 하면서 좋은 크로스를 올린 것이 좋았다"며 "박스 안에 선수들이 많았는데, 동료들이 내가 크로스를 올릴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기분이 좋았고, 헤더슛도 훌륭했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