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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세대 대표'KFA이사X첫 전강위원'전가을"자리에 머물지않고 여축 선후배 위해 제대로 일할것"[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5-05-10 16:17


'황금세대 대표'KFA이사X첫 전강위원'전가을"자리에 머물지않고 여축 선…

'황금세대 대표'KFA이사X첫 전강위원'전가을"자리에 머물지않고 여축 선…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축구도 행정도 할 거면, 제대로 하고 싶어요."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에 선임된 '여자축구 황금세대' 전가을 대한축구협회 이사(37)가 '열일'의 각오를 밝혔다.

전가을은 '황금세대 은퇴' 국대 중 최초의 이사이자 최초의 전강위원이다. 여자축구 활성화를 공약한 정몽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가까워진 현영민 전강위원장, 이영표, 김영광 등 레전드국대들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후배들은 물론 한국희 등 미래의 국대까지 살뜰히 챙기고 있다. KFA와 여자축구연맹, 남자축구와 여자축구, 동호인과 엘리트, 선후배의 연결고리 역할을 두루 해낼 적임자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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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월드컵 코스타리카전 골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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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 여자축구 우승 순간, 전가을은 득점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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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생 전가을은 여자축구 '황금세대' 공격수이자 도전의 아이콘이다. 유려한 테크닉, 날선 프리킥을 장착한 게임체인저로 '슈퍼소닉''전베컴'이라는 애칭과 함께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8년 WK리그 수원시설관리공단(현 수원FC)에 입단해 2010년 첫 WK리그 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했고, 인천현대제철에서 3차례(2013년, 2014년, 2015년) W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초'의 역사도 써내렸다. 2016년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미국리그 웨스턴뉴욕플래시에 입단했고, 2017년 호주 멜버른빅토리, 2020년 잉글랜드 브리스톨시티와 레딩에서 뛰었다. 3개 리그를 모두 경험한 유일한 선수다. 국가대표로는 12년간 101경기 38골. 2009년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에서 득점왕과 함께 사상 첫 우승,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코스타리카전(2대2무)에서 사상 첫 월드컵 16강행을 이끈 헤딩 역전골은 최고의 순간이다. 대한민국 여자축구가 빛났던 모든 순간에 그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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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능 '뽈룬티어' '골때리는 그녀들'에서 이영표, 현영민, 김영광, 조원희, 김동철, 정대세 등 남자축구 레전드들과 소통하는 모습.

'황금세대 대표'KFA이사X첫 전강위원'전가을"자리에 머물지않고 여축 선…
세종 스포츠토토에서 2023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전가을은 '핫플' 성수동에 '디자인풋볼' 축구센터를 오픈해 축구 꿈나무, 동호인과 함께해왔다. 성동구 아마추어 여자축구 클럽(펄펄FC) 감독도 하고 있다. 축구예능 '뽈룬티어' '골때리는 그녀'에도 출연하고,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해설위원,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활약하며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이어가던 중 KFA의 부름을 받았다.

선수 시절 명지대에서 석사 학위, B급 지도자 코스를 마친 '공부하는 선수' 전가을은 "이름만 올려놓는 이사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사 선임 직후 지난달 화천서 열린 여자축구 춘계연맹전 현장으로 달려갔다. 양명석 여자축구연맹 회장과 소통하고, 초·중·고·대 결승전을 직관했다. 시상자로 나서 나홀로 6골을 터뜨린 '진주 남강초 MVP' 정재희를 번쩍 안아올리며 축하했다. "내 초등학교 때보다 잘하더라. 프리킥 궤적도 강도도 나하고 똑같더라. 여자축구의 미래와 희망을 본 시간"이라고 했다.


'황금세대 대표'KFA이사X첫 전강위원'전가을"자리에 머물지않고 여축 선…
화천에서 열린 춘계연맹전, 결승전에서 나홀로 6골을 몰아친 진주 남강초 정재희를 번쩍 들어올려 축하하고 있는 전가을 KFA이사. 정재희는 레전드 선배 전가을을 "뽈룬티어 언니"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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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메시의 뒤를 이을 여축 천재를 기대를 모아온 한국희(현대 청운중)가 전가을의 성수동 축구센터 '디자인풋볼'을 찾았다.
2027년 브라질여자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지 않고, 할 일은 산적했다. 전가을은 제대로 일할 뜻을 분명히 했다. "축구를 하는 내내 그랬듯 이 길도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캐나다여자월드컵 출정식 때 고마움과 설움이 겹쳐 눈물을 펑펑 쏟았던 그녀는 후배들이 살아갈 축구 세상은 자신과 다르길 열망했다. "저변 확대, 실업팀 창단 등을 말하는데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기업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걸 잘 홍보하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WK리그를 더 많이 알리고, 관중들이 찾아오게 하고, 스타가 계속 나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여자축구 선수들이 롤모델이 되도록 리그와 선수들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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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월드컵 공인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전가을 KFA이사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선수 때 모토도 '할 거면 제대로 하자'였다. 여자축구 선후배를 위해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했다. 남자축구인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전강위에서 이미연 문경상무 감독과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된 것도 뜻깊은 변화다. "이 찬스를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멋지게 활용할 것이다. KFA 임원 워크숍 때도 말했다. '훌륭하신 분들이 많지만 나는 여자축구 현장 전문가다. 자리에 머물지 않고 계속 움직일 테니 내게 일을 달라고 요청했다. 패스해달라, 골을 넣겠다"며 웃었다.

첫 워크숍 분위기를 전하는 전 이사의 눈이 반짝였다. "조별토의 후 '워너비 KFA, 행복축구 KFA'라는 타이틀로, 누군가의 꿈이고 누군가의 희망이고, 누구든 오고 싶은 KFA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정몽규 회장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제 시작이다. 발로 뛰면서 계속 노력하고, 계속 도전하면서 여자축구의 변화에 힘이 되겠다. 진심을 다해 움직이면 변화는 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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