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1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이정효 광주 감독과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의 전략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예상을 깨고 광주의 일방적인 흐름 속에 진행됐다. 광주의 점유율은 68%에 달했다. 점유시간은 무려 43분21초였다. 올 시즌 K리그1 최장 기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반 39분 터진 전진우의 결승골을 잘 지킨 전북의 1대0 승리였다.
평균 60.9%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 중인 '디펜딩 챔피언' 울산HD가 두 경기를 더치러 가까스로 3위에 올라 있는 반면, 가장 낮은 평균 점유율(44.8%)의 '승격팀' FC안양은 깜짝 7위에 자리했다. 점유율 3위인 FC서울(52.4%), 5위 제주 유나이티드(51.5%)가 각각 9위와 11위로 부진한 시즌을 이어가는 반면, 점유율 11위 전북(45.1%)과 10위 김천 상무(45.3%)는 2위와 4위를 달리고 있다.
|
|
결국 단순히 상대를 압도하느냐가 아니라 상대를 괴롭히기 위해 무엇을 하느냐가 포인트다. 점유를 위한 점유가 아닌, 기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점유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현대 축구는 파이널 서드를 중심으로 한 공격 전술이 더욱 세밀화되는 추세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농구를 보며 공격 전술을 짤 정도다.
K리그는 이 부분에서 더 발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솔로 플레이로 상황을 바꿀 압도적인 외국인 선수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공을 높게 점유를 하고도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때리고도 상대를 쓰러뜨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광주-전북전이 딱 그랬다. 광주는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지 못하고, 잽만 때리다 제풀에 지쳤다. 광주의 2025시즌 기대득점값은 리그에서 가장 낮은 9.93에 그쳤다. 점유가 찬스 메이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른 팀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 주말 대전을 상대로 53%의 점유율을 앞세워 무려 23개의 슈팅을 날린 서울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울산이 최근 흔들렸던 이유도 결국 상대의 밀집수비를 깰만한 섬세한 공격 플레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