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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컵은 누군가의 터닝포인트다…'고승범처럼' 커리어 반등 꿈꾸는 안창민, "8강서 친정 대구를 만나고파"

기사입력 2025-05-16 06:15


코리아컵은 누군가의 터닝포인트다…'고승범처럼' 커리어 반등 꿈꾸는 안창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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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 2019년, 미드필더 고승범(31·울산)은 무명에 가까웠다. 유니버시아드대표팀에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청소년대표팀을 거치지 않은 '비엘리트'였다. 2016년 수원 입단으로 프로에 데뷔한 고승범은 2019년까지 4년간 K리그에서 단 2골을 넣는데 그쳤다. 2018시즌엔 대구로 임대를 다녀오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고승범은 국가대표팀 문을 두드리는 리그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2024년 울산으로 이적해 최고의 퍼포먼스로 팀의 리그 3연패에 일조했다. 고승범의 커리어에 대반등이 일어난 계기는 코리아컵이었다. 후반기부터 서서히 출전 기회를 늘려가던 고승범은 대전코레일과의 코리아컵(구 FA컵) 결승 2차전에서 깜짝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폭발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활약을 토대로 대회 MVP를 수상하며 고승범이라는 이름 석 자를 전국에 알렸다.

코리아컵의 묘미는 으레 약팀이 강팀을 꺾는 '자이언트 킬링'에만 있지 않다. 고승범 사례처럼 코리아컵은 무명의 선수가 스타가 되는 터닝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감독들은 리그를 중시하는 분위기에서 새롭게 합류한 선수, 그간 기회를 받지 못하던 선수를 코리아컵에 과감히 투입하곤 한다. 이때 기회를 잘 살려 돋보인 선수가 주전을 꿰차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올 시즌 김포 공격수 안창민(24)은 분명 코리아컵의 기회를 잘 살리고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안창민은 14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코리아컵 디펜딩챔피언 포항과의 16강전에서 전반 22초만에 번개같은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깜짝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천안시티와의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도 후반 귀중한 동점골을 넣으며 2대1 역전승을 뒷받침한 안창민은 김포의 8강 진출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코리아컵은 누군가의 터닝포인트다…'고승범처럼' 커리어 반등 꿈꾸는 안창민…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코리아컵은 누군가의 터닝포인트다…'고승범처럼' 커리어 반등 꿈꾸는 안창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안창민이 걸어온 길은 고승범과 비슷하다. 신장 1m89 장신 공격수인 안창민은 지난 2022년 큰 기대를 받으며 대구에 입단했지만, 3년동안 충분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출전 경기수는 단 8경기, 골은 없었다.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2부 김포로 이적한 안창민은 현재까지 팀이 치른 K리그2 11경기 중 7경기, 선발로는 단 1경기에 출전했다. 7경기에서 슈팅수가 5개에 그칠 정도로 고교 무대를 휩쓸던 실력을 뽐내지 못했다. 9라운드 전남전(0대1 패)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한 안창민은 이후 두 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런 안창민에게 코리아컵은 두 번 오지 않을 기회였다.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저돌적으로 상대 진영을 내달린 안창민은 동료 조성준의 패스를 골로 연결하며 고정운 김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안창민은 "'입장골'이다. 선수 경력을 통틀어 이렇게 이른 시간에 골을 넣어본 적이 없었다. (조)성준이형이 잘 만들어줬고, 난 발만 갖다댔다"라고 웃은 뒤 "매 경기 헌신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장에 들어서는데, 코리아컵에선 좋은 기운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코리아컵은 누군가의 터닝포인트다…'고승범처럼' 커리어 반등 꿈꾸는 안창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포는 2년 연속 코리아컵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추후 대진 추첨을 통해 7월 2일 열리는 8강 상대가 결정난다. 안창민은 "친정팀인 대구와 붙고 싶다. 대구와 경기를 하면 설레고 재밌을 것 같다. 대구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채 팀을 떠났지만, 김포에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했다. 고승범은 2020시즌부터 주가를 드높였다. 안창민이 고승범의 길을 걷기 위해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컵대회에서만 빛나서는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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