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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팬들은 특별해"[은퇴식X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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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0 08:58 | 최종수정 2025-05-20 09:25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레반동무스키' 안병준(35)의 뜻깊은 은퇴식이 캐슬파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18일 수원FC-대전하나 시티즌의 K리그1 14라운드 홈경기 전 '수엡 레전드' 안병준이 아들 안용찬군(10)과 함께 그라운드에 섰다.

안병준은 수원FC 팬들이 사랑하는 선수, 수원FC 역사를 쓴 선수다. 2020년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버저비터' 페널티킥으로 수원FC의 두 번째 1부 컴백을 이끈 공격수다.

안병준에게도 수원FC는 첫사랑이자 끝사랑이다. 재일 조선인 3세이자 북한 국가대표로 활약한 안병준은 J리그를 거쳐 2019년 K리그2 수원FC 유니폼을 입었고, 2020시즌 26경기 21골 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 MVP, 득점왕을 휩쓸었고 1부 승격을 이끌었다. 팬들 사이에 '레반동무스키' '인민날두'라는 애칭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안병준은 이후 부산 아이파크(2021~2022년), 수원 삼성(2022~2023년)을 거쳐 2024년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찾던 김은중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다시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시즌을 보낸 후 은퇴했다. K리그 통산 158경기에서 69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은퇴식은 2020년 승격 동료이자 현재 대전 소속인 절친 마사의 요청으로 대전전 현장에서 진행됐고, 안병준은 재일조선인 최초로 K리그 그라운드에서 은퇴식을 한 선수로 기억되게 됐다.

안병준은 "마사와 둘이서 농담처럼 이야기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마사와 수원FC 구단에 감사한다"며 마음을 전했다. 재일조선인 첫 K리그 은퇴식이라는 말에 안병준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K리그 오는 것도 생각도 못한 기회였고 경험이었기 때문에 한국 수원FC가 은퇴식을 해준다는 것 역시 상상도 못한 일이다. 영광스럽고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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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잘하나 못하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캐슬파크 팬들을 향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제가 처음에 K리그로 이적해서 1년차 때부터 느꼈다. 성적, 경기력이 안좋아도 늘 따뜻하게 격려해주시는 팬들이 있어 선수들이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뛰게 된다"고 했다. 선두 대전전을 앞두고 누가 승리할 것같냐는 질문에 "당연히 수원FC"라고 즉답했다. 축구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2020년 승격을 이끈 페널티킥 결승골,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레반동무스키'라고 했다. "레반도프스키 선수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레반동무스키'라는 말 자체가 너무 웃기고 재밌어서"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은퇴식 시작과 함께 전광판엔 '레반동무스키' 안병준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고, 수원FC 홈팬들은 "영원히 기억될 90+9"라는 걸개를 안병준에게 헌정했다. 수원FC 선수들은 안병준의 은퇴를 기념하는 '블랙-골드' 티셔츠를 맞춰 입고 도열했다. 지난 시즌 그를 재영입한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은퇴 기념 액자를 전달한 후 '수원FC 승격 동기' 대전의 마사, 수원FC 대표로 김은중 감독과 최규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안병준은 "수원FC이라는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여기 계신 팬 여러분과 함께 이제 영원한 팬으로서 수원FC를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사진제공=수원FC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안병준-안용찬 부자

홈팀, 원정팀 할 것 없이 안병준의 은퇴식을 축하했다. 캐슬파크를 뒤덮은 "안병준!" 연호 속에 안병준과 '부산 아이파크 U-12 공격수' 아들 안용찬군이 함께 시축에 나섰다. 2020년 승격 플레이오프 페널티킥 당시의 뭉클한 중계음이 함께 흘러나왔다. 수원FC의 역사가 된 '재일조선인' 축구선수의 과거와 현재, '축구인 2세 꿈나무'의 새로운 출발과 미래를 상징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안병준 부자의 닮은 꼴 호쾌한 슈팅이 동시에 골망을 흔들었다.

용찬군은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 U9 심화반의 일본 오사카 교류 캠프 5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부전자전' 공격 DNA를 입증한 바 있다. 안병준은 "저도 선수로서 은퇴식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아들에게도 프로선수들이 뛰는 경기장에서 볼을 찬다는 게 쉽지 않은 기회인데 정말 감사하다. 아들이 앞으로도 그 감사함을 안고 볼을 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들 용찬군과 꿈나무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노력해 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다. 즐기면서 축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의 축구인생, 충분히 즐겼느냐는 질문에 "네, 저는 충분히 즐겼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엡 승요 된 레반동무스키'안병준"나의 시작과 끝,수원FC...캐슬파크…
수원FC에서 시작하고 마무리한 '수미쌍관' 축구인생, 안병준의 승격 기운을 받아 시작한 이날 경기도 해피엔딩이었다. 수원FC는 최규백의 헤더 결승골, 안데르손의 2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선두 대전을 3대0으로 꺾는 '자이언트 킬링'에 성공했다. '승리 전도사' 안병준은 수원FC선수단, 가족, 팬들과 함께 캐슬파크에서 짜릿한 승리 인증샷으로 잊지 못할 하루를 마무리했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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