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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레반동무스키' 안병준(35)의 뜻깊은 은퇴식이 캐슬파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안병준에게도 수원FC는 첫사랑이자 끝사랑이다. 재일 조선인 3세이자 북한 국가대표로 활약한 안병준은 J리그를 거쳐 2019년 K리그2 수원FC 유니폼을 입었고, 2020시즌 26경기 21골 4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2 MVP, 득점왕을 휩쓸었고 1부 승격을 이끌었다. 팬들 사이에 '레반동무스키' '인민날두'라는 애칭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안병준은 이후 부산 아이파크(2021~2022년), 수원 삼성(2022~2023년)을 거쳐 2024년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찾던 김은중 감독의 러브콜을 받아 다시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시즌을 보낸 후 은퇴했다. K리그 통산 158경기에서 69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은퇴식은 2020년 승격 동료이자 현재 대전 소속인 절친 마사의 요청으로 대전전 현장에서 진행됐고, 안병준은 재일조선인 최초로 K리그 그라운드에서 은퇴식을 한 선수로 기억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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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은퇴식 시작과 함께 전광판엔 '레반동무스키' 안병준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 흘러나왔고, 수원FC 홈팬들은 "영원히 기억될 90+9"라는 걸개를 안병준에게 헌정했다. 수원FC 선수들은 안병준의 은퇴를 기념하는 '블랙-골드' 티셔츠를 맞춰 입고 도열했다. 지난 시즌 그를 재영입한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은퇴 기념 액자를 전달한 후 '수원FC 승격 동기' 대전의 마사, 수원FC 대표로 김은중 감독과 최규백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안병준은 "수원FC이라는 팀에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 여기 계신 팬 여러분과 함께 이제 영원한 팬으로서 수원FC를 응원하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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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팀, 원정팀 할 것 없이 안병준의 은퇴식을 축하했다. 캐슬파크를 뒤덮은 "안병준!" 연호 속에 안병준과 '부산 아이파크 U-12 공격수' 아들 안용찬군이 함께 시축에 나섰다. 2020년 승격 플레이오프 페널티킥 당시의 뭉클한 중계음이 함께 흘러나왔다. 수원FC의 역사가 된 '재일조선인' 축구선수의 과거와 현재, '축구인 2세 꿈나무'의 새로운 출발과 미래를 상징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안병준 부자의 닮은 꼴 호쾌한 슈팅이 동시에 골망을 흔들었다.
용찬군은 지난해 부산 아이파크 U9 심화반의 일본 오사카 교류 캠프 5경기에서 7골을 터뜨리며 '부전자전' 공격 DNA를 입증한 바 있다. 안병준은 "저도 선수로서 은퇴식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아들에게도 프로선수들이 뛰는 경기장에서 볼을 찬다는 게 쉽지 않은 기회인데 정말 감사하다. 아들이 앞으로도 그 감사함을 안고 볼을 찼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들 용찬군과 꿈나무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하루하루 노력해 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를 사랑하고 즐기는 것이다. 즐기면서 축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의 축구인생, 충분히 즐겼느냐는 질문에 "네, 저는 충분히 즐겼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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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