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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에게 전설이 될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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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손흥민에게 없는 딱 한가지, 바로 우승 트로피다. 독일 분데스리가, EPL, UCL, FIFA 월드컵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볐지만, 단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2018~2019시즌 UCL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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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는 끝났다. 지난달 11일 프랑크푸르트와의 UEL 8강 1차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던 손흥민은 7경기 연속 결장했다. 시즌 아웃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히 몸을 만든 손흥민은 11일 크리스탈팰리스와의 EPL 36라운드에서 후반 13분 교체투입되며 복귀전을 치른데 이어, 17일 애스턴빌라와의 37라운드에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74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음을 알렸다.
손흥민의 이번 결승전 선발 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등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창의적인 키패스를 넣어줄 수 있는 '베테랑' 손흥민의 가치는 더욱 커졌다. 득점력은 말할 것도 없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지난 애스턴빌라전 후 "손흥민은 UEL 결승전에 출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선발로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 역시 손흥민의 유로파리그 결승전 선발 출전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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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텔레그래프의 생각은 달랐다. 로는 20일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더 낫지만 그를 반드시 결승전에 선발 기용해야 한다'는 제하의 기사를 썼다. 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승전을 앞두고 큰 결정을 내릴 일이 많지 않지만, 그 중 하나는 손흥민에게 전설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최근 경기력과 데이터만 놓고 본다면 히샬리송이 손흥민의 자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맨유와의 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클럽의 트로피 수상 전설 목록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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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는 축구 통계 매체 옵타의 기록을 인용, 올 시즌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을때 더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했다. 손흥민이 출전한 45경기에서 40%의 승률을 기록한 반면, 빠진 13경기에서는 53.9%로 더 높았다. 반면 히샬리송의 경우, 그가 뛰었을때 승률은 45.5%로 올라가지만, 없는 36경기에서는 41.7%로 떨어졌다. 손흥민은 최근 17경기에서 단 1골에 그쳤지만, 히샬리송은 4골을 넣었다. 모든 기록이 히샬리송으로 향한다.
로는 '손흥민은 메이저 대회 우승에 실패한 선수로 커리어를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손흥민은 나이와 계약 기간을 고려할 때 UEL 결승은 토트넘에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할 상황일지도 모른다. 포스테코글루는 마음이 이성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고 손흥민에게 충성스러운 토트넘 전설이 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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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미 '영혼의 단짝' 케인으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손흥민과 함께 손-캐듀오로 활약하며 EPL 역대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운 케인은 올 시즌 그토록 원했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케인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문자를 보냈는데 영상 통화가 오더라. 상당히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나도 기뻤다. 워낙 친한 친구이고 같이 많은 것을 이뤄낸 동료로서 정말 너무나도 가족 일처럼 기뻤다. 그런 좋은 기운들, 케인 선수가 응원해 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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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