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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의 시원한 외침 "전 이제 토트넘의 레전드에요!"[손흥민 우승]

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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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2 08:00


'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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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7년만에 토트넘으로 찾아온 트로피, 이를 들어올린 것은 '캡틴' 손흥민의 몫이었다.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한국시각)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 맨유와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42분 터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내내 부진을 거듭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리그컵, FA컵을 모두 놓친 토트넘은 무관에서 탈출했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을 들어올린 이후 무려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았다. 유럽대항전 우승은 1983~1984시즌 당시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이다.


'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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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무관의 제왕에서 벗어났다.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없는 '월드클래스'다. 2021~2022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그런 손흥민에게 없는 딱 한가지, 바로 우승 트로피였다. 독일 분데스리가, EPL, UCL, FIFA 월드컵 등 세계 최고의 무대를 누볐지만, 단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다. 2018~2019시즌 UCL 2020~2021시즌 리그컵 결승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손흥민이 마침내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를 더했다.


'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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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날 강력한 수비력으로 맨유를 제압했다.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벤치에서 출발한 손흥민은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경기 전 "몇 년 동안 얘기를 해 왔지만, 내가 토트넘에 남아 있었던 이유가 남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고 싶다는 점이 가장 컸기 때문었다. 퍼즐을 만들려면 모든 피스(조각)가 다 있어야 한다. 모든 피스는 맞췄다고 생각하는데 결국에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한 피스가 부족한 것 같다. 그 피스를 찾아서 10년 동안 헤맸다고 생각을 하고 이번에는 그 퍼즐을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한 골을 지켰다. 윙백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맨유 공격을 막고 또 막았다. 맨유의 마지막 파상공세가 끝났고, 결국 종료 휘슬이 울렸다. 손흥민은 그토록 기다린 우승을 확정지으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라운드로 내려온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됐다.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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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경기장 구석구석을 다닌 손흥민은 우승 세리머니의 중심에 섰다. 토트넘의 주장으로, 트로피를 들고 중앙으로 이동한 손흥민은 동료들의 환호와 축포 속에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아시아 선수가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 우승 세리머니의 리딩에 선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박지성과 차범근이 유럽챔피언스리그, UEFA컵 우승 등을 차지했지만, 세리머니의 중심에 서지는 못했다. 숱한 최초의 역사를 쓴 손흥민 답게 이번에도 최초의 길을 걸었다.


손흥민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트넘 캡틴이 됐다. 해리 케인도 못한 일이다. 케인은 토트넘에서의 계속된 우승 실패에 좌절을 느끼고 2023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그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드디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은 숱한 러브콜에도 토트넘에 남았다. 10년간 헌신했다. 마침내 그 보상을 받았다.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케인도 못했다!' 17년만에 우승 트로피 든 '첫 아시아 캡틴'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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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 101 도움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 역대 최다 출전 5위, 최다골 4위, 최다도움 1위에 올라있다. 기록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손흥민은 이번 우승으로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입지를 공고히했다. 손흥민도 경기 후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난 이제 레전드라고 말하겠다. 왜 안 되나. 오늘만! 17년 동안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 오늘 멋진 선수들과 함께라면 아마 클럽의 레전드가 될 거다. 이게 내가 항상 꿈꿔왔던 것이다. 오늘이 바로 꿈이 이루어진 날이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너무 간절히 원했고 지난 7일 내내 이 경기를 꿈꿨다. 이제 편히 잠들 수 있다"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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