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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저 드디어 우승했어요" 6년전 父 품에서 '절망의 눈물' 뚝뚝, 이번엔 와락 껴안고 '기쁨의 눈물' 흘린 SON

윤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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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2 08:23 | 최종수정 2025-05-22 08:25


"아버지, 저 드디어 우승했어요" 6년전 父 품에서 '절망의 눈물'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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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6년 전 이맘때도 손흥민(토트넘)은 스페인에 있었다.

2019년 6월2일, 손흥민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아틀레티코마드리드 홈구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8~201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해버지' 박지성에 이어 한국인으론 두번째로 선발 출전했으나, 팀의 무기력한 0대2로 패배로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다.

누구보다 '챔스 우승'을 바랐을 손흥민은 경기 후 고개를 떨군채 절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장을 찾은 부친 손웅정씨와 포옹을 나누는 손흥민의 눈에선 어느샌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쉬움의 눈물, 절망의 눈물이었다.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로부터 6년 뒤, 손흥민이 다시 우승컵을 두고 싸우는 경기장엔 어김없이 손흥민의 부모가 자리했다.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마메스에서 맨유와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의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했다.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만의 우승컵이자, 1984년 이후 41년만에 들어올린 유럽 트로피다.


"아버지, 저 드디어 우승했어요" 6년전 父 품에서 '절망의 눈물' 뚝뚝…
어머니와의 포옹.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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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후반 교체투입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손흥민은 '월클'로 발돋움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손 감독이 보는 앞에서 '3전 4기' 정신으로 끝내 커리어 첫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자타공인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무려 15년이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었다. 그 한을 원없이 풀었다.

손흥민은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부친을 와락 끌어안았다. 중계카메라가 클로즈업한 손흥민의 눈에선 어느샌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번엔 기쁨의 눈물, 환희의 눈물이었다.

손웅정 감독과 친형 손흥윤 코치는 지난 21일 강원도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체육회 개최 대회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손흥민은 임신 협박 사생활 이슈로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삼부자 수난시대'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마음 고생을 했다. 손흥민과 손 감독은 뜨거운 포옹으로 서로 무언의 위로를 주고받았는지도 모른다.

태극기를 두르고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손흥민은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레전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17년간 아무도 하지 못한 걸 해냈다. 모두 함께 즐기고 축하하자"라고 들뜬 소감을 말했다.


"항상 꿈꿔온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 오늘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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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이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많은 압박과 비판을 받았다. 나 역시 주장으로 힘든 시기를 함께 겪었다"며 "우리는 선수끼리 똘똘 뭉치려고 했다. 난 항상 긍정적으로 말하고, 조언하려고 노력했다.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운이 좋았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국인 주장으로 처음 유럽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들어올린 손흥민은 끝으로 "한국인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시각으로 새벽 4시부터 가족처럼 응원해준 팬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다음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나선다. 다시 '별들의 무대' 챔스에 나서는 건 2022~2023시즌 이후 3년만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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