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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2의 왕'이 됐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5-05-27 07:03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히 '생태교란종'급 활약이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파검(파랑-검정)의 킬러' 스테판 무고사(33)가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는 놀라운 수준이다. 인천이 치른 13경기에 모두 출전해 12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1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무득점으로 마친 경기는 단 3번 뿐이다. 연속 득점 기록만 3회에 달한다. 25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멀티골로 통산 100골(K리그1 86골, K리그2 12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골) 고지에 올랐다. 인천 창단 후 개인 통산 100골을 돌파한 건 무고사가 처음이다. K리그 1, 2 통산 98골로 2골만 더 추가하면 K리그 통산 7번째 100호골 달성자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외국인 선수 중엔 데얀 다먀노비치(184골), 세징야(101골)에 이은 세 번째 기록.

기록으로 따져보면 무고사의 괴력은 더 확연히 드러난다. 13경기에서 총 54개의 슈팅(유효슈팅 32개)으로 12골을 뽑아냈다. 유효슈팅 비율로 따져보면 3개 중 1개 이상(37.5%)이 득점으로 연결된 것.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집계하는 기대득점(xG)에선 5.43으로 K리그1, 2 소속 선수 중 유일하게 5점대 이상을 기록 중이다.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기량과 경험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2018년 인천에서 K리그에 발을 내디딘 무고사는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21시즌 20경기 9골로 주춤했지만, 이듬해 18경기 14골 괴력을 앞세워 반등했다. 시즌 중 빗셀 고베 이적 후 실패를 맛본 뒤 2023년 복귀할 당시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난해 38경기에서 15골을 기록하면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K리그2에서 무고사의 활약 여부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K리그1에서 보여준 정상급 기량을 토대로 한 단계 아래인 K리그2를 휘저을 것이라는 낙관론과, 의욕을 쉽게 발휘하기 힘든 여건이 결국 발을 무디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교차했다.

결과적으로 다년간 K리그1에서 쌓은 경험과 자신감이 K리그2에서 폭발하는 모양새다. K리그2 이전에도 무고사는 뛰어난 헤더 능력 뿐만 아니라 유연성과 스피드에 기반해 과감하게 슈팅을 연결하는 전형적인 포처(상대 수비를 절묘하게 무너뜨리거나 빈 공간에 침투해 득점할 수 있는 공격수)였다. 상대 수비진, 골키퍼 입장에선 예측 불가능한 지점에서 한 박자 빠른 슈팅을 날리니 당해낼 재간이 없는 모습이 K리그2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제르소(4도움), 김명순(2도움) 등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무고사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고 있는 윤 감독의 전술 운영도 주효하고 있다. 무고사가 지금의 폼을 유지한다면 올 시즌 개인 최다 골(19골) 및 최다 공격포인트(23개) 기록을 무난히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13경기 12G-3A, 이 정도면 '생태교란종'…무고사는 어떻게 'K리그…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인천은 올 시즌 K리그2 13경기에서 무려 11승(1무1패)을 기록 중이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윤정환 감독 체제로의 전환 및 전력 누수 등 우려가 상당했다. 재승격을 노래했다가 K리그2에 주저 앉은 수원 삼성의 전철을 밟는 듯 했다. 하지만 무고사 뿐만 아니라 윤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춘 강등팀이 하부리그를 어떻게 초토화 시킬 수 있는 지를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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