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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국 손흥민의 결심에 달려있다.
23일 스퍼스웹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구단에 이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손흥민의 잔류를 환영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이 예정돼 있어 손흥민이 다소 제한적인 역할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결국 손훙민의 선택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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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역시 같은 날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 의향이 있지만, 한국으로 프리시즌 투어를 떠나기 전 손흥민이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물론 토트넘이 위약금을 지불해서라도 일찍 손흥민을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다. 그만큼 높은 이적료가 제시돼야 한다.
손흥민은 기로에 서 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마침내 무관에서 탈출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에 성공했다.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커리어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토트넘에 17년만의 우승, 41년만의 유럽 무대 우승을 이끈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입지를 분명히 했다. 우승을 위해 떠난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과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토트넘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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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숱한 영광을 이뤄냈다.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이 모든 것을 토트넘에서 이뤄냈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잉글랜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간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많은 454경기에 출전해, 5번째로 많은 173골을 넣었다. 도움은 당당히 1위다.
하지만 손흥민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이후 이어온 두자릿수 득점 기록이 9시즌만에 마감됐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12골씩을 넣었다. 2019~2020시즌에는 11골, 2020~2021시즌에는 17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22~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는 17골을 넣었다. 역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7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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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이었던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17위에 머문 토트넘이 이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며, '핵심' 손흥민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생겼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뛰는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데 이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올 여름은 손흥민으로 이적료를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 매각에 열려 있다는 보도가 줄지어 나왔다.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사우디는 특급 스타들 영입에 혈안이 돼 있는데, 당연히 '아시아 최고 스타' 손흥민은 영입 1순위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규정상 아시아 선수들의 가치는 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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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알빌라드는 '올 여름 알아흘리와 알나스르, 알카드시아가 그의 영입을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34억 원) 제안을 준비하고 있어 이적설 불씨가 다시 타올랐다'며 '특히 지난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알아흘리는 지난 1월 포르투에서 브라질 출신 윙어 갈레누를 품에 안았음에도 측면 보강에 가장 열성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사우디 매체 HIHI2 역시 '알나스르와 알카드시아의 경쟁 속에서 알아흘리가 손흥민 영입에 임박했다'고 했다.
최근까지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 이야기가 많았다. 튀르키예 1티어 기자로 꼽히는 야즈 사분주오글루는 자신의 SNS에 '손흥민과 무리뉴 감독이 최근 직접 만났다. 대화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손흥민 선수 본인 역시 이적에 열려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이 페네르바체로부터 거절하기 힘든 제안를 받았다'며 '세후 연봉은 12000만유로에 달한다. 이 나이 대 어떤 선수라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금액'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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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적료다. 손흥민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 있다.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을 데려가기 위해서는 이적료를 내야 한다. 손흥민은 연장 옵션 발동 전까지 바르셀로나, 파리생제르맹, 바이에른 뮌헨 등 수많은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이적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악명 높은 다니엘 레비 회장과 협상을 꺼리는 팀들이 대부분이다. 레비 회장은 상업적 가치가 높은 손흥민을 보내는만큼,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최대한 많은 돈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바로미터가 나왔다. 사분쿠오글루는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과 재회를 원하고 있지만, 3,000만 유로(약 471억 원)에 달하는 이적료 때문에 성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3000만유로는 페네르바체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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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