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8강에 진출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은 과연 얼마를 벌었을까.
클럽월드컵 8강 진출 뒤 알 힐랄 파하드 빈 나펠 회장의 결정이 화제가 됐다. 빈 나펠 회장은 맨체스터시티와의 16강전에서 승리한 뒤 라커룸을 방문해 선수, 코치진 앞에서 보너스 지급을 약속했다. 그 순간 알 힐랄 라커룸은 환호로 뒤덮였고, 빈 나펠 회장도 구트라(아라비아 반도 남성들이 머리에 쓰는 전통 의상)를 벗어 선수들에게 던졌다. 알 힐랄 구단이 SNS를 통해 공개한 보너스 지급 약속 당시 영상에는 빈 나펠 회장이 금액을 언급하는 부분을 자른 채 전후의 상황만 공개됐다. 사우디 일간지 아샤르크 알아우사트는 '빈 나펠 회장이 제시한 보너스 금액이 1인당 200만리얄(약 7억2400만원)이며, 코치진 등에게 지급되는 금액까지 합하면 6400만리얄(약 233억원)'이라고 전했다.
출처=알 힐랄 SNS 캡쳐
출처=알 힐랄 SNS 캡쳐
두둑한 보너스를 챙기니 선수들의 충성심은 하늘을 찌를 수밖에 없다. 레프트백 헤낭 로디는 "우리가 사우디에 왔을 때 사람들은 돈 때문에 사우디에 갔다고 우릴 폄하했다"라며 "맞다. (하지만)우린 돈을 받고 맨시티를 꺾었다"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알 힐랄)는 "사우디 리그가 강하고, 또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다시 증명했다"라며 "이적 과정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이젠 우리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결과가 말해준다"고 했다.
보너스를 지급해도 이미 짭짤한 수익을 올린 알 힐랄이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4일(한국시각) 클럽월드컵 8강에 오른 8팀이 벌어들인 수당을 전했다. 알 힐랄은 대회 8강에 오른 8팀 중 가장 적은 금액인 2939만유로(약 471억원)를 벌었다. 출전 수당 822만유로에 조별리그 1승1무2무로 344만유로의 수당을 더했고, 16강 진출 및 8강 진출 보너스로 각각 645만유로, 1128만유로를 받았다. 조별리그부터 16강전까지 4경기를 치르고 벌어들인 금액만으로 이미 K리그1 상위권 기업구단 예산을 넘어서는 돈을 벌어들였다. 빈 나펠 회장이 약속한 보너스를 지급하고도 200억원 이상이 남는다.
신화연합뉴스
알 힐랄은 '오일머니'의 선두주자다. 후벵 네베스, 주앙 칸셀루,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칼리두 쿨리발리 등 세계적 선수들 뿐만 아니라 시모네 인자기 감독까지 영입하는 등 '탈아시아급 전력'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유럽 빅클럽 못지 않은 천문학적인 돈을 써왔다. 이 배경엔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이 있다. 사우디의 실세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PIF가 소유한 알 힐랄의 지분은 75%에 달한다. PIF의 총 자산은 9조2500억달러(약 1경2625조)로 추산되고 있다.
알 힐랄은 5일 플루미넨시(브라질)와 8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를 이기면 파우메이라스(브라질)-첼시 간의 8강전 승자와 결승행을 다투게 된다. FIFA는 4강 진출시엔 1806만유로, 결승 진출시엔 2580만유로, 우승 시엔 3430만유로의 수당을 걸어 놓은 상태다.
한편, 클럽월드컵 8강 진출팀 중 가장 많은 수당을 챙긴 팀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4경기를 치러 5483만유로(약 880억원)의 수당을 챙겼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4897만유로로 2위에 올랐고, 파리 생제르맹(프랑스·4837만유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4583만유로), 파우메이라스(3426만유로)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