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정신 차려, 대구!"
킥오프 전부터 양 팀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한낮 기온이 36도가 넘는 '찜통 더위'도 팬들의 열정까지 막을 순 없었다. 다만 이날 대구 팬들은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인내의 결과는 배신의 결말', '프런트는 방관, 선수단은 방황', '대구 더위는 참아도 대구 축구는 못 참겠다', '무조건적인 지지는 없다' 등의 비판 걸개를 걸었다. 킥오프 이후 3분여 동안 응원 보이콧을 하기도 했다.
결전을 앞둔 박태하 포항 감독은 "끝까지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운동장에서의 자세, 간절함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병수 감독은 "우리로서는 과거와 미래를 좀 단절시킬 필요가 있다. 지금 순간에만 집중해서 올인해야 한다. 그 다음에 상황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지난 것, 아직 오지 않은 것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자고 했다. 하나씩 이겨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
|
지키려는 포항과 뒤집으려는 대구의 거센 추격전이 펼쳐졌다. 양 팀 벤치는 번갈아 교체 카드를 사용해 지략 대결을 벌였다. 포항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포항이 대구 원정에서 1대0으로 이기며 환호했다. 대구 팬들은 다시 한 번 "정신 차려, 대구"를 외쳤다. 선수단이 인사하기 위해 관중석을 향할 땐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경기 뒤 일부 팬은 축구장에 그대로 남아 구단을 향해 분노를 토해냈다. 구단 관계자 일부가 나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급기야 대구 관계자가 눈물을 흘리며 휘청이기도 했다. 팬과 구단의 대치는 세 시간 가량 계속됐다. 31일쯤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한 뒤 해산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