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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유승민 회장→조원태 회장의 핫라인" 바르셀로나 亞투어 무산 막은 K-스포츠 리더들의 진심

최종수정 2025-07-28 10:39

"정몽규 회장→유승민 회장→조원태 회장의 핫라인" 바르셀로나 亞투어 무산…
바르셀로나의 고베행 전격 성사 뒤엔 '스포츠 사랑 CEO'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조원태 대한체육회 부회장(대한항공 회장)의 핫라인이 있었다.

"정몽규 회장→유승민 회장→조원태 회장의 핫라인" 바르셀로나 亞투어 무산…
일본 고베행 대한항공 전세기에 탑승한 바르셀로나 슈퍼스타 라민 야말 사진=바르셀로나 구단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자칫 취소될 뻔했던 바르셀로나의 아시아 투어의 전격 성사 뒤엔 대한민국 스포츠 수장들의 소리 없는 도움이 있었다.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바르셀로나가 27일 일본 빗셀 고베와 친선전을 마치고 방한한다.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FC서울,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펼쳐질 대구FC전을 앞두고 한국 팬들을 만난다.

바르셀로나의 아시아 투어는 한때 취소 위기에 직면했었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지난 24일 '프로모터의 심각한 계약 위반으로 일본에서 예정된 프리시즌 경기를 치를 수 없다'고 공식 발표했고, 일본, 한국, 스페인을 비롯 전세계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아시아투어 프로모터인 한국 회사 '디드라이브'의 함슬 대표가 "일본 공동 프로모터인 야수다 그룹이 일본 스폰서 라쿠텐으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대전료 잔금 100억원을 횡령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번 사태는 일본 측의 일방적 문제로 한국 투어와는 관련이 없다. 야수다 그룹에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백방으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후 바르셀로나의 후원사이기도 한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이 사태 해결에 필요한 대전료 입금을 완료했고, 바르셀로나가 하룻만에 입장을 바꿨다. 일본행이 다시 결정됐다.

금전 이슈는 극적으로 해결됐으나 가장 큰 문제는 전세기 운항이었다. 기존 예정됐던 대한항공 전세기 운항 일정이 하루 미뤄지며 이동에 차질이 생긴 것. 대규모 선수단이 탑승할 비행기를 하룻만에 다시 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다시 450억원을 날릴 위기에서 스포츠를 사랑하는 기업-글로벌 항공 네트워크가 긴급 가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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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AFP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미키타니 라쿠텐 회장이 평소 친분 있던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 회장에게 SOS를 쳤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퀸즈파크레인저스 구단주 시절 박지성을 영입한 축구 CEO이자 아내가 한국계인 대표적 지한파 기업인. 함슬 대표와도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 페르난데스 회장이 소유한 에어아시아의 보잉777기를 전세기로 다시 띄우는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륙 열흘 전 신고를 마쳐야 하는 항공보안법상 긴급 배정은 불가능했다. 방법은 오직 기존 대한항공 전세기(KE9916) 일정을 되살리는 것뿐. 이를 위해선 대한항공의 결단이 필요했다. 페르난데스 회장은 24일 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게 긴급 도움을 요청했다. 정 회장이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했고, 유 회장이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한국배구연맹 총재)과 정 회장을 연결, 사태 해결에 나섰다. 유승민 회장은 정 회장이 선수단장을 맡은 2016년 리우올림픽 현장에서 IOC선수위원에 당선된 후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함께 일하며 막역한 인연을 이어왔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유독 아꼈던 유 회장은 조원태 회장과도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조 회장과 대한항공은 유 회장의 IOC위원 당선 전후는 물론 대한탁구협회장 재임기, 회장사가 아님에도 탁구계를 변함없이 후원했다. 유 회장이 대한체육회장 당선 직후 가장 먼저 찾은 곳도 '멘토' 고 조양호 회장의 묘소였고, 조원태 회장은 유 회장 취임 후 대한체육회 부회장직을 수락하며 아낌없는 신뢰와 지지를 표했었다.


"정몽규 회장→유승민 회장→조원태 회장의 핫라인" 바르셀로나 亞투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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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스포츠 수장' 유승민 회장을 연결고리로 '스포츠 사랑 CEO' 정몽규 회장과 조원태 회장의 핫라인이 연결됐다. 일본투어가 정상적으로 잘 진행돼야 한국 팬들을 위한 서울, 대구 투어도 순탄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절박함이었다. 밤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 한밤의 비상 연락망이 숨가쁘게 가동됐고, 조 회장이 페르난데스 회장, 라쿠텐 회장과 소통한 직후 바르샤 선수단이 25일 극적으로 일본 고베행 비행기에 올랐다.

바르샤의 고베행 성사 뒤엔 대한민국 스포츠 리더들의 진심이 있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늦은 밤인데도 정몽규 회장님, 조원태 회장님이 자신의 일처럼 움직이셨다.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기다려온 아이들과 축구팬들의 꿈과 희망이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다들 체육인, 축구인, 기업인으로서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큰 위기를 맞을 뻔한 이름 모를 한국 민간기업의 스포츠 외교와 아시아 기업들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되어 다행이다. 덕분에 모두가 행복해졌다"고 했다. 함슬 디드라이브 대표 역시 "라쿠텐, 에어아시아 뒤에 대한민국 기업인, 체육인들의 발빠른 도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뒤늦게 알았다. 세 회장님 모두 소리 없이 도와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대한항공 직원들께도 감사드린다. 라쿠텐과 바르셀로나 구단에도 이 부분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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