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에서]'英→홍콩 아닌 韓에서 밝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의 진심 "내게는 쉽지 않은 몇 주"

기사입력 2025-08-02 16:27


[현장에서]'英→홍콩 아닌 韓에서 밝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의 진심 …
사진=연합뉴스

[현장에서]'英→홍콩 아닌 韓에서 밝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의 진심 …
사진=연합뉴스

[여의도=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 가지 말씀 드려야 할 부분이 있다."

'스마일 보이' 손흥민(토트넘)이 한참을 망설였다.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듯했다. 힘겹게 입을 연 손흥민은 결국 울컥했다. 감정을 주체하기 힘든 듯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10년 정든 토트넘을 떠난다. 그는 2일 서울 여의도의 TWO IFC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았다. 내일 즐거운 경기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설'만 무성하던 손흥민의 거취, 그는 처음으로 미래를 밝혔다.

손흥민은 자타공인 '토트넘의 레전드'다. 그는 2015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454경기에서 173골을 넣었다. 이 기간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23골), 2020년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EPL 득점왕과 푸슈카시상 모두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그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에서 캡틴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토트넘의 오랜 '무관'을 깬 순간이었다.


[현장에서]'英→홍콩 아닌 韓에서 밝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의 진심 …
사진=연합뉴스

[현장에서]'英→홍콩 아닌 韓에서 밝혔다' 토트넘 떠나는 손흥민의 진심 …
사진=연합뉴스
영광의 순간,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커리어에서 가장 어려웠다. 새 환경에서 새 동기부여를 통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팬과의 교류, 트로피까지 다 기분 좋게 안고 갈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10년 동안 함께 한 팀이다. 10년 전에 처음 왔을 땐 영어도 잘 못하던 소년이었다. 지금은 남자가 돼 떠나게 됐다. 작별에도 좋은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어렵지만 이 시기에 떠나게 됐다. 모두가 이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결정을 발표하기까지 혼자만의 고독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떠나기로 결심한 것은, 결정한 건 오래됐다. 그래서 내게는 쉽지 않은 몇 주, 며칠이었다. 항상 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10년을 보낸 곳에서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은 쉽지 않다. 운동할 때도 선수들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았다. 나 때문에 팀에 작은 소음조차 나오는 것이 싫어서 최대한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사람 속마음은 티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를 좋아해주는 분들은 나의 습관 하나하나를 알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내는 이틀 만큼은 팬들께도 즐거운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흥민을 보내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팀에 최근 합류해 손흥민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태도를 지닌 선수이자 사람으로 본보기가 되는 점이 많다. 팀에 있는 동안 환상적인 10년을 보냈다. 내일이 손흥민의 최종 경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할 것이다. 한국 팬들에게 확실한 작별의 시간을 주고 존중과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