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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가 남긴 씁쓸한 교훈[현장에서]

기사입력 2025-08-06 06:00


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대구FC의 경기, 경기 시작과 동시에 터뜨린 폭죽으로 인한 연기가 그라운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4/

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
4일 대구FC와 FC바르셀로나의 킥오프 직후 폭죽 연기에 뒤덮인 대구스타디움.

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
4일 대구FC와 FC바르셀로나의 경기 중 전광판 기록 오류.

[대구=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비행기 시간 때문에 빨리 해야 합니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의 예고된 '패싱 엔딩'이었다. 한지 플릭 감독이 이끄는 FC바르셀로나는 서울-대구를 돌며 'FC바르셀로나 2025 아시아 투어 에디션'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치렀다.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다. 바르셀로나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구단이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라민 야말 등 전 세계 국가대표 선수가 즐비하다. 실제로 이번에 서울-대구에서 열린 두 경기에 10만명이 넘는 관중이 찾았다.

바르셀로나를 다시 만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7월 27일 비셀 고베(일본)와의 대결이 예고돼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는 바르셀로나 선수단 출국일이었던 7월 24일 일본 측 프로모터의 대전료 미지급을 이유로 갑자기 취소했다. 다행히 문제가 급박하게 해결돼 경기는 예정대로 펼쳐졌다.

혼선은 한국에서도 이어졌다. 논란의 연속이었다. 7월 31일 FC서울과의 경기는 오후 8시 킥오프 예정이었다. 하지만 VIP 행사 관계로 6분 늦게 시작했다.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다.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도 VIP 행사로 5분 늦게 킥오프했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선 폭죽 논란까지 발생했다. 과도한 폭죽으로 시야 방해가 생긴 것이다. 관중석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폭죽으로 인한 연기는 10분 가까이 시야를 가렸다. A관계자는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축제로 보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경기다. 경기라는 관점에서 보면 최악의 행정과 절차였다. 전광판 오기 등도 빼놓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선수들은 경기를 앞두고 초, 분 단위로 촘촘하게 일정을 짠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일각에서 이번 경기를 두고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기업의 행사, 정치 인사의 느낌을 줬다. 경기가 주가 돼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


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대구FC의 경기, 라민 야말이 쥘 쿤테와 패스를 주고받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4/

VIP 행사로 킥오프 지연→예고된 패싱 엔딩, '스페인 명문' FC바르셀…
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대구FC의 경기, 세징야와 라민 야말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4/
'패싱' 문제도 야기했다. 바르셀로나는 7월 30일 포시즌스 호텔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 예고 없이 선수를 제외했다. 경기 당일엔 경기 전 중계 방송사 인터뷰가 예고돼 있었지만 플릭 감독은 임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도 없었다. 그나마 중계 방송사의 수훈 선수 인터뷰는 있었지만,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서울전 뒤 야말이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질문 세 개를 예정했지만, 두 개만 받고 끝냈다. 일부 예고된 패싱도 있었다. 바르셀로나는 당초 3일 대구로 이동해 만찬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는 3~4주 전 취소됐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당일인 4일 대구로 향했다. 또 바르셀로나는 4일 경기 뒤 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페인으로 출국하는 일정이었다. 빡빡한 일정상 경기 뒤 행사 등은 전혀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은 소통의 문제였다. 현장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투어 진행 측과 바르셀로나 측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B전문가는 "2019년 발생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노쇼' 사건을 경험했다. 이후 해외팀과의 친선 경기 때는 선수 출전 등에 대해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면 안된다. 팬들이 선수들과 더 많이 호흡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마스터 계약'을 잘 해야 한다. 그래야 경기 외적으로도 더욱 풍성한 행사를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C전문가도 "결국은 계약이다. 이후 끊임없이 소통을 해서 최선의 결과물을 내야한다. 앞으로도 해외의 많은 팀이 한국을 찾을 수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처럼 우왕좌왕하면 해외팀에서도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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