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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대서특필' 약속-계약 기간 무시, SNS 난리...'아수라장' 된 유럽 이적시장

최종수정 2025-09-02 17:19

"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사진=트위터 캡처

"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사진=리버풀 SNS 캡처

"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사진=뉴캐슬 SNS 캡처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은 기적에 가까운 사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은 더 이상 구단과 선수가 서로를 생각하지 않는다.

올여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가장 떠들썩하게 했던 이적 중 하나는 바로 손흥민이었다. 10년 동안의 헌신을 뒤로 하고 손흥민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토트넘에 이별을 고했다. 구단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남긴 손흥민과 토트넘의 이별에 동료, 팬 가릴 것 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내쳐진 것이 아니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레전드 선수를 구단에서 챙기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손흥민이 그간 헌신한 점을 고려해 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팬들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하지만 손흥민은 아름다운 이별을 원했다. 구단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직접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고, 이적료까지 안겨주며 떠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결국 재계약 대신 LA FC로 떠나며 토트넘과 손흥민은 뜨겁게 안녕을 고했다.


"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사진=아스널 SNS 캡처
하지만 손흥민의 사례는 이번 이적시장을 뒤흔든 여러 이적들을 고려하면 기적에 가까웠다. 올여름 이적시장 여러 구단과 '핫매물' 선수들이 보여준 트렌드는 바로 계약 무시와 항명이었다.

가장 돋보이는 사례는 바로 알렉산다르 이삭이다. 이삭은 이번 여름 리버풀로 향하기 위해 태업과 SNS 성명을 불사했다. 이삭은 훈련 불참과 함께 개인 SNS로 "구단은 오랫동안 내 입장을 알고 있었다. 이제 와서 문제가 드러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약속이 깨지고 신뢰가 사라지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그리고 변화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이적을 시사했다. 뉴캐슬은 끝까지 이삭을 설득했지만, 결과는 이적. 이삭은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리버풀로 떠났다.

이와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조건에 놓인 사례는 바로 빅토르 요케레스 사례다. 요케레스는 이번 여름 아스널 이적을 위해 스포르팅 훈련에 복귀하지 않고 태업을 불사하며 이적에 성공했다. 이삭과 유사한 듯해 보이는 요케레스 이적의 차이점은 신사협정이다. 요케레스는 스포르팅과 신사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아웃인 1억 유로와 달리, 6500만 유로 수준의 제안이 들어온다면 이적을 허용키로한 내용의 협정이었다. 포르투갈 유력지 헤코르드에 따르면 스포르팅은 아스널과의 협상 과정에서 해당 금액을 충족하는 제안이 들어왔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고, 더 높은 이적료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케레스 측은 스포르팅의 이러한 협상 태도에 불만을 품고 팀 합류를 거부했다. 이후 아스널이 이적료를 추가로 올리고서야 이적은 성사될 수 있었다. 이처럼 구단과 선수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의 이기심을 지키고자,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항명으로 이적을 몰아붙이는 사례가 이번 여름 쏟아졌다.

아쉽게도 프로 의식을 보였지만, 이적이 불발된 사례도 있다. 바로 마크 게히다. 게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 막판 리버풀 이적이 유력했다. 게히는 태업 없이 크리스털 팰리스 훈련에도 참가하며 이적을 기다렸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이적은 갑작스럽게 무산.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의 고집과 대체자 영입 불발이 발목을 잡았다. 게히 입장에서는 태업 시도 없이 이적에 실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수 있다. 다만 팰리스도 대체자 영입이 불발되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겹치고 말았다는 변명을 할 수밖에 없다.


"토트넘 위해서 재계약 거절하고 이적" 손흥민 기적이었다! '英 BBC도…
사진=크리스털 팰리스 SNS 캡처
영국의 공영방송 BBC도 이적시장의 이러한 행태를 즉각 조명했다. BBC는 '선수 권력의 몰락. 비열한 스타인가, 위선적인 구단인가'라며 여름 이적시장 사례들을 평가했다.


BBC는 '알렉산다르 이삭과 요아네 위사는 훈련을 거부하고, 이적을 요구하는 성명을 썼다. 의견이 어떻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리버풀과 뉴캐슬로 이적했다. 반면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훈련을 받고 생활을 이어가던 마크 게히는 프로 정신을 칭찬받았지만, 리버풀 이적의 꿈이 무산됐다. 축구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까? 움직임을 강요하는 선수들이 늘어날까?'라고 언급했다.

BBC 패널로 활동 중인 은퇴 선수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크리스 서튼은 "선수들이 계약을 하고, 일상생활 속의 사람들도 계약을 하고, 우리는 그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 이삭과 위사, 그들은 오늘 밤 행복해할지 모르지만, 그건 부끄럽고 무례한 행동이다"라고 지적한 반면, 조 하트는 "처신이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뉴캐슬이 상황을 반대로 끌고 가려고 했다면 그를 완전히 짓밟았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트로이 디니 또한 "위선적인 말"이라며 선수들도 어쩔 수 없다고 평가했다. 맨유 레전드 웨인 루니는 게히의 사례를 언급하며 "찬사를 받을 만하다. 옳은 일을 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어떤 팀이든 이삭과 같은 선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스포르팅과 같은 태도를 절대 취하지 않을 구단도 없다. 그렇기에 선수는 계약을 준수하고, 구단도 선수를 위해 약속과 더불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이적시장은 그저 생떼를 부리는 어린아이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어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최근 가장 혼란스러운 여름은 그 끝에 많은 과제까지 안겨주고 문을 닫았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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