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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은 기적에 가까운 사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은 더 이상 구단과 선수가 서로를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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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돋보이는 사례는 바로 알렉산다르 이삭이다. 이삭은 이번 여름 리버풀로 향하기 위해 태업과 SNS 성명을 불사했다. 이삭은 훈련 불참과 함께 개인 SNS로 "구단은 오랫동안 내 입장을 알고 있었다. 이제 와서 문제가 드러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약속이 깨지고 신뢰가 사라지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그리고 변화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히며 이적을 시사했다. 뉴캐슬은 끝까지 이삭을 설득했지만, 결과는 이적. 이삭은 EPL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리버풀로 떠났다.
아쉽게도 프로 의식을 보였지만, 이적이 불발된 사례도 있다. 바로 마크 게히다. 게히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 막판 리버풀 이적이 유력했다. 게히는 태업 없이 크리스털 팰리스 훈련에도 참가하며 이적을 기다렸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이적은 갑작스럽게 무산.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의 고집과 대체자 영입 불발이 발목을 잡았다. 게히 입장에서는 태업 시도 없이 이적에 실패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을 수 있다. 다만 팰리스도 대체자 영입이 불발되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겹치고 말았다는 변명을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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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알렉산다르 이삭과 요아네 위사는 훈련을 거부하고, 이적을 요구하는 성명을 썼다. 의견이 어떻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리버풀과 뉴캐슬로 이적했다. 반면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훈련을 받고 생활을 이어가던 마크 게히는 프로 정신을 칭찬받았지만, 리버풀 이적의 꿈이 무산됐다. 축구는 이런 방향으로 나아갈까? 움직임을 강요하는 선수들이 늘어날까?'라고 언급했다.
BBC 패널로 활동 중인 은퇴 선수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크리스 서튼은 "선수들이 계약을 하고, 일상생활 속의 사람들도 계약을 하고, 우리는 그 계약을 준수해야 한다. 이삭과 위사, 그들은 오늘 밤 행복해할지 모르지만, 그건 부끄럽고 무례한 행동이다"라고 지적한 반면, 조 하트는 "처신이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뉴캐슬이 상황을 반대로 끌고 가려고 했다면 그를 완전히 짓밟았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트로이 디니 또한 "위선적인 말"이라며 선수들도 어쩔 수 없다고 평가했다. 맨유 레전드 웨인 루니는 게히의 사례를 언급하며 "찬사를 받을 만하다. 옳은 일을 했다는 점에서 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어떤 팀이든 이삭과 같은 선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스포르팅과 같은 태도를 절대 취하지 않을 구단도 없다. 그렇기에 선수는 계약을 준수하고, 구단도 선수를 위해 약속과 더불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이적시장은 그저 생떼를 부리는 어린아이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어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에서 최근 가장 혼란스러운 여름은 그 끝에 많은 과제까지 안겨주고 문을 닫았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