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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눈도장 찍은 '성장캐' 변준수, "어릴 때 보고 배운 김민재와 첫 만남 기대, 미국에서 내 장점 보여줘 월드컵까지 가겠다"[인터뷰]

기사입력 2025-09-03 06:55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눈도장 찍은 '성장캐' 변준수, "어릴 때 보고…
11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홍콩의 경기. 변준수가 동료들을 독려하고 있다. 용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1/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눈도장 찍은 '성장캐' 변준수, "어릴 때 보고…
11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홍콩의 경기. 한국이 2대0으로 승리한 가운데 홍명복 감독이 변준수 등 선수들과 악수하고 있다. 용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1/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5명 정도가 (월드컵)본선 경쟁력이 있다."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7월 용인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마치고 당시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일부가 경쟁력을 보였다고 반색했다. 새 얼굴이 9월 미국에서 열리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공동 개최국 미국(7일), 멕시코(10일)와의 2연전에 나설 최종명단에 뽑힐 수 있다는 걸 시사하는 발언이었고, 그 말대로 동아시안컵 멤버를 발탁했다.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 김문환(대전) 이동경(김천) 서민우(강원·대체발탁)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변준수(광주) 오세훈(마치다 젤비아) 등이다. 그중 동아시안컵에서 국가대표에 데뷔한 선수는 변준수 김태현 둘 뿐이다. 결국은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홍 감독이 '플랜B'인 스리백 전술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로 '오른발잡이 센터백' 변준수와 '왼발잡이 센터백' 김태현을 낙점했다고 볼 수 있다.

1일 선수단과 함께 미국 원정길에 오른 변준수는 "동아시안컵 대회 당시엔 (홍 감독이 날 좋게 봤다는)감을 잡지 못했다. 9월 A매치 명단 발탁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실망할 수 있어서 머리를 비우고 소속팀에서 묵묵히 열심히 하다보니 또 기회가 왔다. 축하 문자를 많이 받았다"라고 말했다. 홍콩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을 통해 '국대' 데뷔한 변준수는 "홍명보 감독님은 내가 스리백의 중앙에서 안정적으로 수비하며 공간이 열릴 때 침투 패스를 찔러주라고 주문했다. 그런 플레이가 잘 이뤄진 것 같다. 내가 잘하는 플레이를 어느정도는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사실 변준수는 스리백에 최적화된 선수는 아니다. 'K-모리뉴'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포백 기반 전술을 쓴다. 변준수는 "공격할 땐 포백이지만, 수비할 땐 스리백, 파이브백을 쓴다. 전 소속팀 대전에서도 스리백을 많이 써서 거부감이 없다. 어떤 포메이션이든 별로 불편함이 없다"라고 어떤 역할이라도 기꺼이 맡겠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안컵과 미국 원정 평가전이 다른 점은 유럽파의 합류다. 홍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빼들면,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선발로 나설 공산이 크다. 김민재(1m90, 88kg)와 체형이 비슷한 변준수(1m90, 88kg)는 "김민재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배웠던 선수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라고 추켜세운 뒤, "나도 나만의 장점을 어필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진 않았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눈도장 찍은 '성장캐' 변준수, "어릴 때 보고…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눈도장 찍은 '성장캐' 변준수, "어릴 때 보고…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변준수는 최근 2년간 소속팀 광주와 연령별 대표팀 소속으로 카타르,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원정에 올랐다. 4월 사우디에서 아시아 최고 스쿼드를 보유한 알 힐랄을 직접 상대하고, 7월엔 동아시안컵과 팀 K리그 올스타전에 나섰다. 스물넷이 된 올해 다양한 레벨의 팀과 다양한 경기를 원 없이 치르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경기가 치를수록 경험치와 함께 실력이 쌓이는 걸 변준수도 느끼고 있다. 변준수는 "작년에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올해 많은 경기를 치르며 더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했다.

김민재 등 유럽파와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 하지만 익숙한 얼굴도 있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이태석(오스트리아 빈) 이한범(미트윌란) 등 비슷한 또래의 선수들은 연령별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변준수는 "룸메이트를 고를 수 있다면 동생인 (배)준호와 같이 방을 쓰면 편할 것 같다. 대전 시절 친하게 지냈다. 대표팀에 먼저 가서 변했을지 모른다지만 어릴 때 교육을 잘해놔서 날 그때와 다르게 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해외 태생의 첫 혼혈 국대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의 첫 만남에 대해선 "경기장에서 대화할 정도의 영어는 할 줄 알아서 괜찮을 것 같다"라고 소통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다.

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들기 위해선 이번 2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변준수는 "개최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이기도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국가대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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