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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냉정한 협상가인 다니엘 레비 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의 '칼'에 베였던 인물 중 하나인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레비 회장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
포옛 감독은 레비 회장을 잊지 못하는 '토트넘맨' 중 한 명이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토트넘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던 포옛 감독은 은퇴 후 다시 토트넘으로 돌아와 2007년 10월부터 2008년까지 후안 라모스 감독 밑에서 약 1년간 수석코치를 지냈다. '초롱이' 이영표가 활동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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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 감독과 난 호텔 숙소에 있었다. 경기 준비를 한 뒤 잠이 들려는 참이었는데, 우리가 10시 넘어서 호텔을 떠나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10시30분에 호텔을 나서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레비 회장은 정말 무자비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전북 지휘봉을 잡고 K리그 무대에 데뷔한 포옛 감독은 "짐을 챙겨 호텔을 나서는 순간 나 자신이 비참했다. 경기가 끝난 후인 월요일 아침에 회장에게서 전화가 오면 '아, 아, 아...경질이구나'라고 생각할 거다. 하지만 호텔방으로 전화가 오면 '무슨 일이 생겼나? 경기가 취소되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경기 전날 호텔에서 해고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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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옛 감독은 17년 전에 벌어진 일을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 레비 회장을 원색적으로 원망하진 않았다. 그는 "진정한 토트넘팬, 그러니까 2주마다 새로운 홈구장에 가는 팬들은 레비 회장이 구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포옛 감독은 "일부 팬은 불평불만을 쏟아내며 회장의 교체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레비 회장이 토트넘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걸 마음 속 깊이 받아들일 것이다. 리그 최고의 경기장을 보유했다는 걸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훈련장에서 훈련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토트넘이 이룬 많은 일의 공은 레비 회장에게 돌려야 한다"라고 찬양가를 불렀다.
토트넘은 2023년 케인, 2025년 손흥민과 레비 회장 등 핵심 인력들이 줄줄이 떠나며 새로운 시대에 직면했다. 포옛 감독은 "새로운 수뇌부가 앞으로 2~3년 동안 레비 회장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낼지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