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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그는 인내하며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 이제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가 됐고, 충분히 이 모자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나는 여기까지 오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그것이 어떤 것인지 보았기 때문에 만감이 교차한다. 정말 힘들었을 거다"라고 말한 후 울컥했다.
케인은 마지막으로 "너와 너의 가족, 그리고 관련된 모든 분들께 축하를 전하고 싶다. 너는 이 모자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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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길을 돌아왔다. 잉글랜드 연령대별 대표를 지낸 스펜스는 2022년 7월 챔피언십(2부)의 미들즈브러에서 토트넘에 둥지를 옮겼다. 이적료는 옵션을 포함해 2000만파운드(약 375억)였다.
하지만 출발부터 분위기가 미묘했다. 당시 토트넘 사령탑이었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외면했다. 그는 자신이 원한 영입이 아니었다며 스펜스를 전력 외로 분류했다. 첫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단 4경기 교체 투입됐다. 출전시간은 정규시간 기준 3분에 불과했다.
뛰기 위해선 토트넘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스펜스는 2023년 1월 프랑스 리그1의 스타드 렌으로 임대됐다. 그 해 여름 토트넘에 복귀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그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
또 다시 챔피언십(2부 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로 떠났다. 그러나 반전은 없었다. 7경기 출전에 불과했고, 지난해 1월 임대가 조기 종료돼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그는 곧바로 이탈리아 세리에A 제노아로 다시 임대됐다. 세리에A에서 비로소 반등에 성공했다. 16경기에 출전했다. 제노아는 스펜스의 완전 영입을 바랐다. 하지만 이적료 협상에서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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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스는 지난 시즌 EPL 25경기를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35경기에 출전해 2골을 기록했다. 대우도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토트넘과 게약기간을 1년 연장한 그는 최근 장기계약에 사인했다. 계약기간은 2029년 6월까지다.
자메이카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는 무슬림이다. 스펜스는 무슬림 선수 사상 첫 잉글랜드 A매치 데뷔로 역사에 남았다.
케인은 모자를 선물하며 스펜스와 포옹했다. 동료들은 스펜스를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스펜스는 "무슬림으로 내가 첫 번째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놀랐는데, 축복받은 일이다. 역사를 만드는 건 좋은 일이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자신들도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는 것도 좋다. 제가 하는 일을 그들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어떤 종교를 믿든, 그저 신만 믿으라. 여정이 쉽지 않아서 좀 감정적이었다. 이제 공식적으로 잉글랜드 선수가 되었고, 정말 기쁘다"고 강조했다.
스펜스는 최근 '함께 뛴 최고의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해리 케인과 함께 손흥민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