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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누워 있는 선수를 향해 힘껏 발로 찼다. 큰 부상이 나올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심판의 눈에는 고작 '경고'였다.
주심의 판정은 퇴장이 아닌 경고였다. 이랜드 선수들과 벤치는 분노했다. 경기 후 만난 이랜드 관계자들은 "에울레르가 다치지 않아 망정이지. 선수를 해하거나, 해하려 할때 모두 퇴장 아닌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심판소위원회에서 퇴장을 주면 뭐하나"라며 퇴장을 확신했다. 축구팬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저게 퇴장이 아니면 차라리 UFC를 하자'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모두가 잘못된 판정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심판들의 생각은 달랐다. 30일 펼쳐진 심판소위원회 결과는 놀랍게도 '정심'이었다. 경고가 옳은 판정이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심판계 관계자는 "저걸 경고라고 하면, 비슷한 장면에서 앞으로 판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놀라워했다. 이랜드 관계자도 "도대체 판정 기준에 선수 보호가 있기는 한가. 왜 퇴장이 아닌지는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답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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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천 입장에서도 억울한 장면이 많았다. 안부는게 능사는 아니다. 선수를 보호하는 것도 심판의 역할이다. 후반 28분 변경준과 민성준이 충돌한 후, 인천 팬들이 "정신차려 심판"을 외치자, 이랜드 서포터스석에서도 "정신차려 심판"이 울려퍼진 것은 이날 주심의 판정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였다.
판정 불만에는 K리그1, 2가 없다. 하지만 K리그2가 유독 더 큰 상황이다. 실제 K리그2 경기를 관장하는 주심들의 수준이 너무 낮다. 8월 K리그를 들끓게 한 전남 드래곤즈-천안시티전 오심 이후 K리그1 심판들이 K리그2 경기에 투입됐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프로 레벨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판정들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K리그2는 3위와 8위의 승점차가 4점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순위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판정 하나에 플레이오프행이 결정될 수도 있다. "잃어버린 3점은 누가 보상해주나"는 현장의 외침은, 그래서 '절규'에 가깝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