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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탈아시아'의 길을 걷고 있는 홍명보호가 기수를 남미로 돌렸다.
손흥민(LA FC)이 새 역사를 열었다. 레전드인 차범근 홍명보와 함께 A매치 최다인 136경기 출전을 기록한 그는 브라질전에서 137경기를 찍었다. A매치 최다 출전에 그의 이름 석자가 단독으로 올랐다.
손흥민의 19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마인츠)도 감격의 날이었다. A매치 99경기에 출전한 그는 브라질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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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4-2-4 포메이션으로 맞불을 놓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듀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를 공격 선봉에 선 가운데 마테우스 쿠냐(맨유), 이스테방 윌리앙(첼시)이 양 날개에 포진했다. 카세미루와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중원 듀오를 구축했고, 비티뉴(보타포구), 에데르 밀리탕(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아스널), 더글라스 산투스(제니트)가 포백 역할을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벤투(알 나스르)가 꼈다.
전반 초반부터 브라질의 흐름이었다. 브라질은 전반 3분 호드리구의 슈팅으로 첫 포문을 열었다. 2분 뒤 설영우가 공격에 가담하며 역습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개인기가 뛰어난 이강인이 그나마 윤활유였다. 그는 전반 1분 좌우를 가른 패스로 활로를 뚫었다. 전반 7분에는 과감한 드리블로 카세미루의 파울을 얻어냈다.
브라질은 전반 9분 비니시우스의 오른발 슈팅이 나왔지만 골과는 거리가 있었다. 버티고 버텼지만 전반 13분 대한민국의 골문이 열렸다. 기마랑이스의 스루패스가 오른쪽 뒷공간을 파고든 이스테방의 발끝에 걸렸다. 조현우와 1대1 찬스를 맞은 그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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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는 전반 21분 이강인이 다시 번쩍였다. 손흥민을 향한 롱패스로 코너킥을 얻어냈다. 대한민국의 첫 슈팅이 전반 22분 나왔다. 코너킥에서 황인범이 골문을 노렸지만 상대 수비에 걸렸다.
수비라인에선 김민재가 중심을 잡았다. 전반 23분 영리한 태클로 상대의 역습을 저지했다. 뒤이어 쿠냐를 제지하는 과정에선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이강인은 계속해서 공격의 키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골문까지는 거리가 멀었다. 브라질은 전반 41분 호드리구가 비니시우스와 카세미루의 그림같은 연결을 받은 후 오른발로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홍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황인범을 빼고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를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2분 김민재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이스테방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이스테방은 멀티골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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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후반 12분 또 다시 코너킥을 얻어냈지만 끝내 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홍 감독은 후반 18분 손흥민 김민재 이재성을 빼고 오현규(헹크) 박진섭 김진규(이상 전북)를 가동시켰다.
김진규는 투입되자마자 중거리포로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원두재(코르파칸)가 후반 31분 투입됐다. 이강인은 곧이어 회심의 왼발 슈팅을 터트렸지만 상대 수비에 걸렸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브라질에 또 한번 역습을 허용했고, 비니시우스의 스피드를 제어하지 못했다. 비니시우스가 조현우와의 1대1 찬스에서 5번째 골을 완성했다.
홍 감독은 후반 36분에는 이강인 대신 이동경(김천)을 투입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브라질이 대한민국을 찾는 것은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인 2022년 6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당시 1대5로 참패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이었다. 그 때도 1대4로 패했다. 이날 또 다시 대패하며 A매치 상대전적은 1승8패가 됐다.
손흥민은 "브라질전에 출전한다면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 결과도 가지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하루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상암벌에는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6만3237명의 팬들이 찾았다. 손흥민도, 대한민국도 결코 미소지을 수 없는 밤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