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일류에서 삼류로 떨어지는 건 한 순간이다. 손흥민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토트넘 홋스퍼를 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 10월 30일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EFL컵 16강전 패배(0대2) 이후 2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졌다. 리그 순위는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리버풀(승점 18, 6승4패)에 추월당했다.
|
토마스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 막판에 '손흥민의 후계자'로 급히 영입하며 등번호 7번을 물려준 사비 시몬스를 투입했다. 결국 최전방에는 랑달 콜로 무아니가 나섰고, 2선에 시몬스-파페 사르-모하메드 쿠두스가 공격을 이끌게 됐다.
|
토트넘은 후반 25분 콜로 무아니를 빼고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다. 윌손 오도베르도 이때 시몬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에 앞서 히샬리송도 후반 15분에 벤탄쿠르와 교체돼 나왔다. 그러나 토트넘이 또 다른 '손흥민 후계자'로 포장하며 영입한 마티스 텔은 끝내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여러 선수를 교체해봤지만, 토트넘의 공격력은 후반에도 개선되지 않았다. 여전히 첼시의 파상공세가 골문을 위협하는 가운데 비카리오의 투혼만 빛을 발했다.
이런 부진한 공격력에 대해 BBC는 '토트넘 팬들이 좌절감에 휩싸였고, 선수들은 야유 속에 퇴장했다. 선수들에게 많은 분노가 쏟아졌다'며 '통계 수치가 이런 반응을 설명하고 있다. 토트넘의 기대득점 0.05는 리그 역사상 최저 수치다. 쿠드스가 기록한 3개의 슈팅이 전부였다. 다른 공격수들은 어떠한 슛도 시도하지 못했다. 시몬스 역시 교체로 투입됐지만, 무기력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 1명이 빠지자 벌어진 현상이다. 손흥민이 있을 때의 토트넘은 비록 수비에 허점을 보였어도, 공격력 만큼은 리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팀이다. 지난 시즌 득점 7위(64골)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손흥민의 공백이 크게 다가오고 있다.
|
|
영국 매체 더 선은 '프랭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무시를 당했다. 경기 후 피치로 들어가는 제드 스펜스와 미키 판 더 펜에게 다가가 악수를 하며 격려하려 했지만, 두 스타플레이어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프랭크 감독이 손을 내밀었지만, 선수들이 이를 피해 걸어가며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프랭크 감독은 이에 크게 화가난 듯 걸어가는 선수들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러자 스펜스는 오히려 두 손을 번쩍 들며 짜증스러워 하는 모습을 드러냈다'고 묘사했다.
|
프랭크 감독은 이런 상황을 수습하려 애쓰는 눈치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선수들은 누구나 경기에 지고 나면 좌절감을 느낀다. 다들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어한다"며 "(감독 패싱은) 작은 문제일 뿐이다. (패배에 대한) 실망감이 만든 반응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런 답변에도 불구하고, 선수단과 감독 사이에 뭔가 감정의 골이 생긴 것은 분명해보인다. 손흥민이 '캡틴' 완장을 차고 있던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토트넘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