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황새'

기사입력 2025-11-04 05:24


'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하나시티즌이 아시아 무대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전은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5라운드에서 3대1 승리를 거뒀다. 대전은 후반 1분 안톤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8분 하창래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30분 '가을 남자' 마사의 결승골과 38분 유강현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 쐐기골을 묶어 승리를 챙겼다. 대전(승점 61)은 시즌 첫 4연승에 성공하며, 김천 상무(승점 58)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대전은 이날 승리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대전은 5위 서울(승점 48)과의 승점차를 13점으로 벌렸다. 남은 3경기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최소 4위에 든다. 서울과 격차가 10점이 되며 역시 최소 4위를 확보한 김천은 군팀인 관계로 ACL 진출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총 4팀에게 주어지는 ACL 티켓을 거의 손에 넣었다. K리그1에서는 리그 우승팀, 코리아컵 우승팀에게 최상위 무대인 ACL 엘리트(ACLE) 직행권이, 리그 2위팀에게 플레이오프권이 주어진다. 리그 차순위팀에게는 차상위 대회인 ACL2 티켓을 준다.

물론 아직 확정은 아니다. 전북 현대와 광주FC의 코리아컵 결승과 현재 치러지고 있는 2025~2026시즌 ALCE 결과에 따라, ACL에 가지 못할 경우의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K리그팀들이 ACLE에서 우승할 확률이 워낙 희박한만큼, 대전의 ACL 진출은 기정사실이라 봐야 한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3위가 확정되며 ACL 진출도 확정짓는다. 대전은 4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54)에 승점 7점 앞서 있다.


'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무서운 뒷심의 결과다. 대전은 파이널 라운드 이후 전승 가도다. K리그1 12개팀 중 유일한 전승이다. 대전은 결정적인 순간 힘을 내며, 달콤한 열매을 땄다. 대전은 지난해 6월 황선홍 감독이 부임한 후 유독 가을에 강한 모습이다. 지난 시즌에도 파이널 라운드에서 4승1무를 거두며 잔류에 성공했다. 창단 첫 파이널A에 오른 올 시즌도 스플릿 후 치른 3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다시 2위로 도약했다. 황 감독이 내심 원하는 준우승에 근접하고 있다.

가을만 되면 강해진다고 해 '가을 마사'라는 별명이 붙은 일본인 공격수 마사의 활약도 눈에 띄지만, 황 감독의 지도력도 빼놓을 수 없다. 황 감독은 부임 후 매번 큰 폭의 변화를 맞이했다. 2024년 여름이적시장에는 무려 10명의 선수를 영입했고, 2025년 겨울이적시장에서는 6명을 더했다. 올 여름이적시장에서도 7명을 데려왔다. 영입생 대부분이 즉시 전력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6개월마다 한번씩 팀을 갈아엎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에 대한 선택은 황 감독의 몫이었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 역시 그의 몫이었다.

아무리 좋은 선수들이 영입됐다 하더라도,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올 여름 무려 4억5000만파운드를 투자해 알렉산더 이사크, 플로리안 비르츠 등을 더하며 '슈퍼팀'이라 불린 리버풀이 초반 고전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결국 변화에 따른 과도기를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그런 면에서 황 감독은 분명 능력을 인정받을만 하다. U-23 대표팀에서 아쉬운 결과를 남긴 황 감독은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 교훈을 대전에서 활용하고 있다. 귀를 여는, 유연한 리더십을 앞세워 변화의 파고를 넘었다.


'파이널 라운드 무패+ACL 진출 유력' 가을이 되니 쑥쑥 자라는 '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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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도 시즌 중반 시행착오를 겪었다. 한때 1위까지 올랐지만, 4위까지 추락했다. 아쉬운 경기력과 결과에 '폭풍영입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황 감독은 답을 찾았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적의 전술과 조합을 찾았다. 빠른 전환을 앞세운 대전식 4-4-2는 현재 K리그1에서 가장 위력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 팀들이 모인 파이널A 3경기에서 8골-2실점을 기록 중이다. 묵묵히 기다린 황 감독과 대전은 가을이 되자 죽순처럼 쑥쑥 자라고 있다. 흔들렸지만, 쓰러지지 않은 결과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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