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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선수 생명의 위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탈이었다. 마음고생은 말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 5월 오른 무릎 반월상 연골판 절제 수술을 받았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었고,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서둘러 칼을 댔다. 프리시즌 전이면 회복이 가능했다. 그러나 운명이 야속했다. 수술 부위가 감염되며 합병증을 앓았다.
2024~2025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통상 재활 기간과 정상 컨디션을 찾는 시간은 정비례한다. 1년을 쉬면 그 기간만큼의 고통이 뒤따른다. 조규성은 달랐다. 우려가 컸지만 일찌감치 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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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직까지 그 선수의 무릎 상태는 비행기를 오래 타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다." 다만 계속해서 유럽에 상주하는 외국인 코치를 보내 조규성을 점검했다. 그리고 눈으로 직접 확인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홍 감독은 지난달 25일 덴마크로 날아갔다.
조규성이 화답했다. 11~12라운드에서 침묵한 그는 지난달 26일 홍 감독이 현장을 찾은 프레데리시아전에서 골폭죽을 재가동했다. 시즌 4호골이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후 첫 풀타임도 소화했다. 홍 감독은 덴마크에서 조규성과 면담했고, 복귀를 더 늦출 필요가 없었다.
지난해 3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이후 1년 8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걱정이었다. 뭔가 보여주기 위한 지나친 의욕은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부상에도 노출될 수 있다. 조규성의 부담과 압박감을 ?어내기 위해 '기대치'를 한껏 낮췄다.
홍 감독은 "조규성은 피지컬적인 측면은 어느 정도는 많이 회복된 것 같다. 하지만 경기 감각적으로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며 "내년 3월이면 너무 늦고, 지금 이 시기에 대표팀이 선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발탁했다. 선수가 굉장히 우울했던 시간에서 벗어나 좋은 컨디션을 찾게 하기 위한 단계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규성의 특징에 대해선 다 알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진한 애정이 묻은 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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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많은 팬들 앞에서 이렇게 득점할 수 있어 너무 기뻤다. 국가대표팀에 오랜만에 와서 이렇게 뛰게 될 줄 몰랐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가운데 골까지 넣을 수 있어 더 감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득점 장면에 대해선 "뭔가 집념이 생겼던 것 같다. 몸싸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그냥 넣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포효 후 '한계를 넘어, 하나된 RED'라는 월드컵 표어가 적힌 코너플래그를 펼쳐드는 세리머니를 펼친 것을 두고는 "경기 전부터 그 세리머니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막상 세리머니를 하는 순간 보니 문구에 '월드컵'이 써 있었다. 뭔가 잘 맞았다고 본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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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며 "부상 전과 비교할 때 100%라 보긴 어렵지만 멘탈적인 면에선 더 강해진 것 같다. 오늘 경기 전에도 긴장감보다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현규가 골 넣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 나도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다"며 "공격수는 골로 보여줘야 하지 않나. 이렇게 골을 넣었고, 다가오는 경기들이 있다. 더 많이 골을 넣었으면 좋겠다. 팀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를 거듭하며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