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제주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를 앞두고 있다. 벼랑 끝에서 서로를 마주했다. 다이렉트 강등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 두 팀의 올 시즌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경기다. K리그1은 최하위가 자동강등하고, 11위는 K리그2 2위와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다. 10위는 K리그2 PO 승자와 승강 PO를 갖는다.
경기 전 간절함은 두 팀이 다르지 않다. 승강 플레이오프(PO)권인 11위 제주와 자동 강등권인 12위 대구의 승점 차는 단 3점이다. 경우의 수는 간단했다. 제주가 승리한다면 승점 차가 6점으로 벌어져 최종전과 관계 없이 대구는 최하위를 확정한다. 반면 대구가 승리한다면 승점은 35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다득점에서 44골로 앞선 대구가 38골의 제주를 12위로 밀어낸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면 두 팀 모두 최종전 승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두 팀 모두 강등의 역사를 경험한 바 있다. 대구는 2013년 12월 강등, 2016년 12월 승격 확정 이후 10년 만에 다시 K리그2로 떨어지게 된다. 반면 제주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강등의 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우세한 분위기는 대구다. 놀라운 뒷심이다. 시즌 초중반부터 하위권을 전전한 대구는 박창현 감독, 서동원 대행에 이어 김병수 감독이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5월부터 16경기 무승(6무10패)이라는 최악의 흐름도 겪었다. 모두가 강등을 예상했다. 27라운드 당시 대구는 바로 윗 순위인 안양과의 승점차가 14, 승강제 도임 후 가장 큰 격차를 기록하고 있었다. 두자릿 수 격차를 극복하긴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28라운드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후 9경기에서 4승4무1패, 연패는 없었고, 패배도 한 번에 불과했다. 간절함을 보여준 대구는 기적에 가까운 역전을 노린다.
김병수 대구 감독은 "준비 잘했다"며 "우리가 더 유리할 것이라 얘기했다. 내성이 좀 쌓였고,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경기를 늘 해왔다. 크게 부담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교만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대구는 '대구의 왕' 세징야가 빠진다. 허리 부상으로 인해 최근 결장을 해야 했던 세징야는 제주전 복귀를 위해 주사 치료까지 불사하고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출전 불가로 판단되며, 명단 제외됐다. 김 감독은 "허리 쪽으로는 호전이 됐지만, 실질적으로 무릎 뒤쪽, 수원이랑 경기할 당시 다친 부위가 거의 회복이 안 되고 있다. 러닝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치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백을 채울 대안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을 큰 욕심 없이 충실하게 해낸다면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된다. 세징야가 없어서 힘들지만, 그런 어려운 점을 한 발 더 뛰는 것으로 극복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 방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평소 하던대로 우리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설?m한 김 감독은 이번 경기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하는 팀은 선수가 잘한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것이 준바다. 보여지고 없으면 없는 대로 선수를 잘 조합해서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나로서는 재미있었던 부분이고, 많이 배울 수 있는 부분이다"고 했다.
경기 내에서 강조한 부분은 '심플'이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복잡하게 요구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 심플하게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