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두 팀의 운명이 결정되지 않았다. 제주SK와 대구FC의 강등 경쟁은 최종전까지 이어진다.
제주와 대구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벼랑 끝에서 서로를 마주했다. 다이렉트 강등 위기를 벗어나야 하는 두 팀의 올 시즌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경기였다.
간절함은 마찬가지였다. 승강 플레이오프(PO)권인 11위 제주와 자동 강등권인 12위 대구의 승점 차는 단 3점이었다. 경우의 수는 간단했다. 제주가 승리한다면 승점 차가 6점으로 벌어져 최종전과 관계 없이 대구는 최하위를 확정했다. 반면 대구가 승리한다면 승점은 35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다득점에서 44골로 앞선 대구가 38골의 제주를 12위로 밀어낸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면 두 팀 모두 최종전 승리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결국 두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가지며, 모든 결정을 최종전으로 미뤘다.
대구는 대형 공백이 있다. '대구의 왕' 세징야가 빠졌다. 허리 부상으로 인해 최근 결장을 해야 했던 세징야는 제주전 복귀를 위해 주사 치료까지 불사하고 회복에 나섰다. 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출전 불가로 판단되며, 이날 경기 관중석에서 대구의 경기를 지켜봤다. 세징야가 빠진 대구는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김주공 박대훈이 전방에, 중원은 지오바니 황재원 김정현 정치인이 출격했다. 수비는 김현준 우주성 김강산 정헌택이 자리했다. 골문은 한태희가 지켰다.
전반 초반부터 두 팀은 격렬하게 상대를 공략하고자 했다. 대구는 전반 14분 롱패스를 받은 박대훈이 문전으로 침투하며 공격 기회를 잡고자 했지만 경합에서 균형을 잃으며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제주도 전반 15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준하가 박스 중앙에서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공은 골대 위로 떴다.
제주는 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전반 21분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후 유리 조나탄의 패스를 받은 김준하가 직접 박스 안에서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수비에 걸려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대구도 제주 박스 근처에서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전반 24분 우측에서 지오바니의 돌파에 이은 돌파에 이은 공격 기회에서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김주공의 슈팅은 수비에 막혀 골라인을 벗어났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황재원의 중거리 슛도 김동준 정면으로 향했다.
제주가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9분 박스 좌측에서 올린 크로스가 문전에 자리한 대구 수비수를 넘어 쇄도하는 유리 조나탄의 머리에 닿았다. 유리의 헤더는 그대로 대구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는 선제골 이후 곧바로 김준하를 빼고 김승섭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실점을 허용한 대구는 추격을 위해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제주의 수비는 단단했다. 전반 39분 좌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현준이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몸을 날리는 육탄 방어에 막혔다. 전반 42분에는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박대훈이 바이시클킥으로 마무리했으나 공은 골대 위로 향했다. 전반 43분에는 정치인의 박스 안 돌파를 송주훈이 정확한 태클로 차단하며 위기를 넘겼다. 전반 44분 박스 앞 프리킥에서도 지오바니의 슈팅이 제주 수비벽에 막혔다.
전반은 제주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는 곧바로 뜨거워졌다. 후반 4분 김승섭이 좌측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는 제주 선수가 없는 곳에 떨어졌다. 후반 5분에는 공격 상황에서 문전으로 올라온 공을 문전에서 임채민이 마무리했으나, 제대로 임팩트 되지 못하며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대구도 만회를 위해 분전했다. 후반 13분 좌측 프리킥에서 지오바니가 올린 크로스를 김주공이 헤더로 마무리했으나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15분 다시 한번 우주성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향하며 쇄도하던 김주공이 헤더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조금 높게 뜨며 아쉬움을 삼켰다.
대구가 극적인 동점골로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 제주 수비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후반 23분 황재원의 패스가 제주 수비 정면으로 향했는데, 송주훈과 안태현이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뒤로 흘렀다. 패스 타이밍에 맞춰 뛰어든 지오바니가 공을 잡아내 마무리하며 제주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제주는 다시 앞서 나갈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후반 35분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유리와 한태희 사이에 떨어졌다. 공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며 골문으로 흘렀다. 한태희가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려 막아 위기를 넘겼다.
제주는 패배 위기도 겨우 극복했다. 후반 37분 에드가를 시작으로 전개된 대구의 공격, 황재원이 올린 크로스를 에드가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이전 상황에서 대구 김정현의 파울이 지적되며 VAR 판독 결과 득점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