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에겐 기적같은 2025년이라 할 수 있다. 정규리그 우승 확정도 기적같았고, 한국시리즈 4차전 역전승도 기적처럼 찾아왔다.
당연히 잡으려던 LG에 '생각지도 못했던' KT 위즈가 뛰어들면서 박해민의 진로가 궁금해졌다.
베팅에 제한이 있는 LG에 비해 KT의 액수가 큰 것은 분명했다. LG도 낙담한 것이 사실이고 지난 21일 박해민이 원했던 65원까지 맞춰서 제시를 했는데 박해민이 OK하면서 기적같은 잔류 계약이 확정됐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계약에 대한 에피소드를 밝혔다.
에이전트가 없었던 박해민은 직접 구단의 말을 듣고 자신이 원하는 것도 말해야 했다. 그게 힘들었다고 했다. "남들이 볼 때는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FA에서 다른 팀이 경쟁하고 선택을 하는게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정말 힘든 결정이기도 했다"는 박해민은 "에이전트가 없어서 혼자 협상을 하고 거절도 해야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는데 사인을 하고 나니 너무 후련했다"라고 계약 후의 소감을 말했다.
|
|
|
분명 KT가 제안한 금액이 훨씬 많았는데도 LG를 선택한 부분은 의아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박해민은 "제안해 주신 타구단에서 그날까지도 거절하기 힘든 금액을 말씀해주셨다. 계속 찾아와 주시고 열정을 보여주셔서 사인 직전까지도 고민을 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 "내가 생각했을 때 그 정도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감사하게 내가 생각한 값어치보다 더 높은 평가를 해주셨다"라고 KT에 감사함을 표했다.
결정에는 아내와 상의한 결과였다. 박해민은 "1차 FA 때도 그랬고 아내가 많은 조언을 해줬고 결심할 수 있게 해줬다"면서 "첫째는 야구를 길게 보는 것도 좋겠다고 해줬고, 두번째는 (아들)이든이가 컸을 때 이런 선택의 기로에 놓이면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더라. 그 두가지가 마음에 와닿았다"라고 했다.
5살인 아들에게도 물어봤다고. 박해민은 "아들 이든이가 5살이라 자기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나이니까 어디가 좋은지 물어봤는데 챔피언이니까 트윈스가 좋다고 얘기를 하더라"며 "다른 팀을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걸 아는 것 같다. 야구장에 오면 팬들이 귀여워해 주시고 선물도 주셔서 그런 점은 팬들께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웃었다.
LG와 재계약한 다음날부터 아내에게 죄를 지은 남편이다. 박해민은 "사실 오늘(22일) 아내의 생일이었다. 그래서 21일부터 2박3일로 제주도 여행을 잡아놨었다. 하지만 아내가 계약을 하게 되면 팬분들을 먼저 만나는 게 좋겠다고 말해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 시즌이 끝났는데도 계속 아내가 희생하는 입장이어서, 아내에게 정말 미안하고 또 고맙다"라고 아내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했다.
올해 5번째 도루왕에 올랐던 박해민은 역대 최다인 6번째 도루왕에 욕심을 낸다. 박해민은 "도루왕을 4년 계약 기간 끝나기 전에 한 번 정도는 더하고 싶다"며 "김일권 선배님과 도루왕 타이기록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 번 뛰어넘어 보고 싶은 목표가 있다. 계약서에 사인하고 나서 지금은 내년 시즌은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몸을 빨리 만든다. 내년 WBC 때문이다. "12월 중순부터는 다시 몸을 만들 계획이다. 내년 1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비 사이판 캠프에 참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준비 시기를 앞당기려 한다"는 박해민은 "동시에 LG 이적 후 최고의 타격 성적을 낸 올해의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것에 맞춰서 시즌 준비를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