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제는 진지하게 '월드컵 우승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는 일본이다.
스포츠닛폰, 주니치스포츠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은 6일(이하 한국시각)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이 마무리된 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과 함께 포트2에 편성된 일본은 네덜란드, 튀니지 및 우크라이나, 스웨덴, 폴란드, 알바니아가 맞붙는 유럽 플레이오프(PO) 승자와 함께 F조에 편성됐다. 내년 6월 15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댈러스스타디움에서 네덜란드와 1차전을 치르고, 21일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몬테레이에서 튀니지와 2차전, 26일 댈러스에서 유럽PO 승자와 F조 최종전을 갖는다. F조 1위로 32강에 오르면 29일 몬테레이에서 C조(브라질, 모로코, 아이티, 스코틀랜드) 2위와 맞붙고, 2위로 32강 진출시 같은날 C조 1위와 상대한다. 각조 3위 중 상위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획득으로 32강에 오르면 A조(한국, 멕시코, 남아공, 유럽PO 승자)나 E조(독일, 에콰도르, 코트디부아르, 퀴라소), I조(프랑스, 세네갈, 노르웨이, 유럽PO 승자) 1위와 만난다.
F조는 네덜란드가 선두를 차지하고, 나머지 3팀이 2위를 다투는 형국이 될 전망. 그러나 네덜란드(FIFA랭킹 7위)가 톱시드권 국가 중에서는 일본(18위)과 전력차가 크지 않다는 게 변수다. 튀니지(40위)는 알제리, 모로코와 함께 북아프리카 다크호스로 꼽히지만, FIFA랭킹에서 한 수 아래라는 점에서 일본은 자신감을 갖는 모양새다. 우크라이나(28위), 스웨덴(43위), 폴란드(31위), 알바니아(63위)도 일본보다 FIFA랭킹이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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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귀화 일본 대표 1세대인 라모스 루이는 조추첨식이 끝난 뒤 주니치스포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최고의 조합"이라고 일본의 조편성을 평가했다. 그는 "결선 진출을 노리는 관점에서 1차전 상대 및 대전 순서도 확실하다"며 "네덜란드는 개개인의 힘이 훌륭한 톱클래스 팀이지만, 월드컵 첫 경기에서 과연 전력이 정비될 지는 의문이다. 조직력 면에선 8년에 걸쳐 쌓아온 일본이 틀림없이 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네덜란드 수비진의 기술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폴란드와의 두 차례 맞대결 모두 1대1로 비긴 만큼, 이기지 못할 상대는 아니다"며 "일본이 지난 4년 간 쌓아온 하이라인-하이프레스로 도전하기엔 절호의 상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덜란드에 패한다고 해도, 2, 3차전에서 만회할 여유가 있다. 32강에서 브라질, 모로코가 속한 C조와 맞붙지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의 현실화 측면에서 보면 자력 돌파가 필요하다"며 "4년 전 카타르대회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크로아티아는 3위에 올랐다. 일본은 4년 전을 경험한 주축 선수가 남아 유럽에서 더욱 성장했다"며 자신감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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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닛폰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조합이다. 그동안 결선 토너먼트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가운데 32강에서 브라질, 모로코와 만나게 되는 이번 추첨 결과는 상당히 힘겨워 보인다'고 조편성을 평가하면서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면 대전 상대에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모리야스 재팬의 목표에 부합하는 조편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스포츠호치는 32팀 체제였던 앞선 대회까지 1차전 승리팀의 결선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82.1%였던 점을 거론하며 '일본이 16강에 올랐던 2002 한-일 대회와 2010 남아공 대회, 2022 카타르 대회 모두 유럽 2팀과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다.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모리야스 재팬의 명운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