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올해의 영입 주인공은 손흥민이 아니었다.
MLS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MLS 시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영입 10건의 순위'라며 올 시즌 최고의 영입을 꼽았다. MLS 사무국은 '2025 시즌 MLS 최고의 영입 선수들을 살펴보고,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10명을 선정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부터 과소평가된 숨은 실력자까지, 이야기할 만한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가득했다'고 밝혔다.
손흥민 또한 당연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위가 아니었다. 손흥민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MLS 사무국은 'MLS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이적한 손흥민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정규 시즌 10경기 9골3도움을 기록한 그는 500분 이상을 출전한 선수 중 기대 득점과 기대 어시스트를 합산한 수치에서 메시만이 손흥민을 앞섰다. 데니스 부앙가와의 공격 조합도 막강했다. MLS컵에서 3골을 기록한 것을 더하면 그의 데뷔 시즌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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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대신 1위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은 바로 앤더스 드레이어다. 드레이어는 올 시즌 MLS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안더레흐트를 떠나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재능이 폭발했다. 드레이어는 샌디에이고 소속으로 올 시즌 공식전 41경기에 출전해 23골 18도움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드레이어는 손흥민과 함께 MLS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는데, 한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으며 손흥민을 2위로 밀어내고 신인왕을 차지했다. 손흥민은 드레이어에 밀려 MLS 신인왕도, MLS 2025시즌 베스트11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MLS 사무국은 드레이어에 대해 '메시가 아니었다면 드레이어가 MLS MVP를 수상했을 것이다. 그는 메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정규 시즌 공격포인트도 메시 바로 아래 수준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전에 안더레흐트에서 지명 선수로 합류한 드레이어는 빠르게 주전 자리를 꿰차며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드레이어가 2026년에도 상대 수비수들을 공포에 떨게 할 것이라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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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으로서는 늦은 합류가 다소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25시즌을 전체 다 소화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손흥민은 2024~2025시즌 종료 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MLS 무대에 합류했다. 활약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손흥민은 리그 10경기에서 무려 9골3도움이라는 엄청난 득점 페이스를 보여주며 LA FC를 단숨에 우승 후보에 올려뒀다. MLS컵에서도 활약하며 MLS 이적 후 13경기 12골3도움이라는 엄청난 기록과 함께 리그를 뒤흔들었다. 아쉽게 MLS컵 서부 콘퍼런스 4강 경기에서는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두 골을 터트리며 원맨쇼를 선보이고도 승부차기 끝에 탈락하며 우승컵은 챙기지 못했다.
인기 또한 대단했다. LA FC 수뇌부인 최고사업책임자 스테이시 존스는 "어떤 면에서는 손흥민 영입은 우리에게 엄청난 위험 부담이었다.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지만, 우리의 축구와 상업 모델 분석에 따르면 손흥민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손흥민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거의 성공이다. 그는 처음 몇 달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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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수상과 인연이 없었다. 앞서 신인왕 후보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드레이어의 압도적인 활약과 함께 신인왕 2위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베스트11에서도 손흥민이 자리를 차지하기에는 충분한 활약 기회가 부족했다. 생애 최초로 도전한 신인왕과 MLS 베스트11이지만 불발됐다. 이번 올해의 영입에서도 1위 자리는 손흥민의 차지가 아니었다.
차기 시즌은 손흥민의 수상에 더욱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이 여름이 아닌 겨울 이적시장에 왔다면 1위였을 것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당연한 평가다. 손흥민은 EPL에서 뛴 10시즌 동안 데뷔 시즌을 제외하면 9년 연속 리그 정상급 윙어로서 활약했다. 토트넘에서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10년 동안 구단의 역사를 바꿨다. 구단 최초로 아시아인 주장이 됐으며, EPL 득점왕과 푸스카스상 모두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대기록이다. 2024~2025시즌 토트넘의 흑역사도 지워버렸다. 올여름 주장으로 유로파리그(UEL)에서 우승컵을 선물했다. 이런 엄청난 경력을 가진 선수이기에 차기 시즌 활약에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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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2위와 함께 남은 아쉬움은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로 바뀔 전망이다. MLS 수상과 각종 1위 자리에 손흥민의 이름이 등장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