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 박지성의 팀으로 국내에서 '우리 클럽'으로 최고의 사랑을 받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최근 10년 넘게 '감독들의 무덤'으로 변신했다. '맨유의 신' 알렉스 퍼거슨 경이 27년의 장기 집권을 마치고 떠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악몽이 이어지고 있다. 모예스-긱스(임시)-판 할-무리뉴-솔샤르-캐릭(임시)-랑닉-텐 하흐-아모림 순으로 이어졌다. 맨유 구단은 5일(한국시각) 아모림을 전격 경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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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젊은 명장 아모림은 팀 성적 부진, 구단 경영진과의 갈등 및 충돌, 전술적(스리백) 고집 논란, 리더십 부재(라커룸 기강과 통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4개월 만에 맨유와 갈라섰다. 급하게 레전드 대런 플레처를 임시 사령탑으로 세운 맨유는 퍼거슨 이후 8번째 정식 사령탑을 물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사령탑은 퍼거슨 시절에 비해 결정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퍼거슨은 감독이면서 '매니저'로 선수 영입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퍼거슨이 떠났고, 맨유 구단의 경영권은 미국 글레이저 가문에서 짐 랫클리프 경이 이끄는 INEOS그룹으로 넘어갔다. 퍼거슨 때와는 맨유의 경영 방식이 달라졌다. '축구 비즈니스'를 잘 알지 못하는 전문 경영인의 목소리가 높아진 반면 감독의 설 자리와 역할은 축소됐다. 비단 선수 보강을 두고도 감독과 디렉터 및 스카우트의 의견이 갈려 감정의 골이 생긴다. 아모림도 이 갈등으로 마음이 상했다. 구단이 '원 팀'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팀 성적이 좋을 수가 없다. 맨유는 퍼거슨 이후 EPL 우승이 없다. 성적의 책임을 지고 감독이 바뀌고, 또 때론 감독 영입을 책임지는 디렉터와 스카우트 책임자도 경질된다. 결국 구단은 일관성 있는 장기 비전을 꾸릴 수가 없다. 단기 미봉책으로 선수 영입을 하다보니 스텝이 꼬인다. 맨유의 DNA에 어울리지 않는 수준 이하의 선수들이 수두룩하게 입단하고 또 단기간에 사라진다. 선수 수급이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정말 바로잡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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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경영진과 팬들은 감독과 선수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들은 당장 우승하라고 요구한다. 경기력이 나쁘거나 패배가 많아지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운다. 경영진이 가장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선택이 감독 교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네덜란드 베테랑 판 할, '스페셜 원' 무리뉴 등도 맨유의 리그 우승을 보지 못하고 '올드트래포드'를 떠났다.
맨유 선수들이 느끼는 좋은 성적에 대한 압박감은 상당하다고 한다. 현재 맨유 선수들의 연봉은 EPL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그렇지만 박지성이 뛸 때의 맨유 선수단 같은 내부 질서는 깨진 지 오래됐다. 구심점이 없다. 아모림도 선수단을 통제하지 못했다. 결국 지금의 맨유는 하나부터 열까지 혼란 그 자체다. 손쉽게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고 '매우 자주' 전사할 뿐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