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대한민국 축구 초신성 양민혁(20)이 포츠머스를 떠나 코번트리 시티로 재임대를 떠난다.
양민혁 원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클럽 코번트리는 6일(한국시각) 양민혁의 임대를 공식 발표했다. 2025~2026시즌 전반기 챔피언십 클럽인 포츠머스에서 임대로 뛴 양민혁은 포츠머스와의 1년 임대를 5달만에 조기에 종료한 뒤 원소속팀 토트넘으로 복귀했다가 시즌 말까지 코번트리로 재임대를 떠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코번트리에서 입을 등번호는 18번이다. 양민혁은 강원, 퀸스파크레인저스, 포츠머스에서 47번, 토트넘에선 18번을 달았다.
양민혁은 "전통과 역사가 깊은 클럽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설렌다. 코번트리전에서 뛰면서 팀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이 클럽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며 "프랭크 램파드 코번트리 감독님께서 저를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지, 제가 팀에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셔서 이곳이 저에게 맞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팀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적응해서 경기장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제가 왜 여기에 왔는지 증명해 보이고 싶다"라고 했다.
'첼시 전설' 램파드 감독이 이끄는 코번트리는 올 시즌 리그 26경기에서 15승 7무 4패 승점 52를 쌓으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당장 프리미어리그 승격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 코번트리다. 양민혁 입장에선 '강등권'에서 '우승권'으로 '순간 이동'한 셈이 됐다.
사진=포츠머스 구단 공식 SNS 캡처
출처=포츠머스 SNS
다만 코번트리는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치며 주춤했다. 지난 5일 백승호 소속팀 버밍엄 시티 원정에선 2대3으로 패하며 위기감이 고조됐다. 백승호가 버밍엄의 선제골 기점 역할을 했다. 스쿼드 뎁스 부족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윙어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졌다. 이런 이유로 후반기에 승격을 위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잉글랜드 무대 적응을 마친 측면 공격수 양민혁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이적료가 들지 않는 임대인데다 꼭 1년간 챔피피언십에서 30경기 가까이 뛰며 적응을 마치고, 상대적으로 연봉도 저렴한 양민혁은 매력적인 카드였다.
2024년 11월 코번트리 지휘봉을 잡은 램파드 감독은 지난여름에도 양민혁 임대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엔 다양한 이유로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영입 리스트엔 늘 'YANG'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램파드 감독은 이번 임대 영입을 앞두고 직접 미팅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램파드 감독은 1990년~2010년대 잉글랜드 축구를 주름잡은 명미드필더 출신으로, 2016년 은퇴 후 더비 카운티, 첼시, 에버턴을 지휘했다.
2024년 강원FC 소속으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치며 프로 데뷔 1년차에 토트넘에 입단한 양민혁은 2025년 1월 퀸스파크레인저스(QPR)로 단기 임대를 떠났다. QPR에서 리그 14경기를 뛰어 2골을 넣은 양민혁은 올 시즌 포츠머스에서 16경기에 출전해 3골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달 30일 찰턴 애슬레틱(2대1 승)과의 리그 24라운드에서 두 달 침묵을 깨고 시즌 3호골을 쏘며 팀의 극장승을 이끌었다. 코번트리는 양민혁이 유럽에서 몸 담은 3번째 임대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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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도 변화가 필요했다. 찰턴전에서 팀의 무승을 끊는 영웅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2일 브리스톨 시티(0대5 패)와의 경기에선 교체명단에 포함돼 90분 내내 벤치에 머물렀다. 브리스톨전 결장은 이적 신호였다. 양민혁은 리그 21위에 처진 포츠머스의 우울한 팀 분위기, 선발과 교체, 결장을 오가는 불안한 입지 등을 고려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6월 북중미에서 열리는 2026년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기 위해선 후반기에 퍼포먼스를 펼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양민혁은 지난해 11월 홍명보호에 8개월만에 승선해 볼리비아(2대0 승)전에 출전했다.
양민혁은 코번트리에서 일본 출신 사카모토 다츠히로, '등번호 10번' 에프론 메이슨-클락 등 기존 윙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사카모토는 올 시즌 4골 3도움, 메이슨-클락은 6골 4도움을 각각 기록 중이다. 코번트리는 리그 최다 득점(57) 기록을 보유했지만, 12월 이후 멀티 득점은 단 한 번에 그칠 정도로 득점에 애를 먹었다. 사카모토와 메이슨-클락 외에는 측면에서 차이를 만들 자원이 마땅치 않다는 평이다. 더구나 개막 후 17경기에서 10골을 몰아치던 에이스 브랜든 토마스-아산테가 지난해 11월 햄스트링을 다쳐 한 달 넘게 결장 중이다. 양 날개를 모두 맡고, 드리블 돌파와 득점력을 고루 갖춘 양민혁은 코번트리 2선의 귀중한 옵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민혁이 후반기 램파드호의 주력 자원으로 코번트리의 승격을 이끈다면 다음시즌 토트넘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 당장은 토트넘 1군 레귤러 멤버로 여겨지지 않지만, 다음시즌엔 1군의 문을 열고 '손흥민의 길'을 따라걸을 수 있다. 모든 건 양민혁 하기에 달렸다. '전설적인 선수 출신'의 가르침을 받으며 다이렉트 승격까지 경험한다면, 정상급 선수를 꿈꾸는 양민혁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A매치 평가전. 양민혁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