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 애슬래틱은 10일(한국시각) 디디에 드로그바가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멈췄던 당시 상황을 조명했다. 그때 드로그바는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많은 부를 가진 나라가 전쟁으로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제발 무기를 내려놓고 선거를 치르자. 우리는 즐기고 싶다. 그러니 총을 쏘는 것을 멈춰달라"고 간절하게 빌었다.
드로그바의 발언을 두고 매체는 '이 말은 정치 집회 연설이 아니었다. 코트디부아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과 중 하나를 이룬 직후,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 있는 축구장 내부의 비좁은 라커룸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전해진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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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은 수단을 3대1로 꺾으며 국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기념비적인 업적이지만 제대로 축하할 수 없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정치 권력을 둘러싼 내전으로 인해서 국민들이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이 분쟁으로 약 75만명이 강제 이주를 당했다. 사망자 수는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1000명에서 3000명 사이로 추정된다.
국민들이 죽어가는 내전을 멈추기 위해서 드로그바가 나섰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코트디부아르의 남성과 여성 여러분. 북부, 남부, 중부, 서부를 막론하고, 우리는 오늘 모든 코트디부아르인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공존하고 함께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바로 월드컵 진출이다. 무릎을 꿇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드로그바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이 "총을 쏘는 것을 멈춰라"라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코트디부아르가 배출한 최고의 축구스타가 국가대표 동료들과 함께 전쟁을 멈춰달라고 하자 정말로 잠시 내전이 멈췄다. 일시적이었지만 드로그바의 간절한 외침으로 수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사건이다. 아쉽게도 종전은 아니었다.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의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던 내전은 2007년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당시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였던 딘딘은 디 애슬래틱과의 인터뷰에서 "드로그바는 위대한 스트라이커이자 놀라운 커리어를 쌓은 선수이며, 훌륭한 사람이다. 그 순간은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었고, 공동체 결속에 기여했다. 드로그바는 지금도 중요한 존재다.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사랑한다. 큰형 같은 존재"라며 드로그바가 국가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진 사람인지 설명했다. 어느 축구 선수도 해내지 못했던 드로그바의 진심 담긴 행동이었다.
축구적으로도 드로그바는 정말로 위대한 선수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매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첼시의 레전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