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다운 목표였다. '골잡이' 주민규(36·대전하나시티즌)가 13번째 시즌 준비에 나섰다. 2013년 고양을 통해 데뷔한 주민규는 K리그 최고참 중 하나가 됐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언제나 두려운 겨울이다. 동계전훈지로 떠난 주민규는 "나이가 많든 적든 동계훈련은 언제나 두렵고 무섭다. 신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조금 다르다. 주민규는 "설렘도 느껴진다. 우리 팀이 얼마나 더 강해질까 하는 기대감이다. 팀의 목표가 확고한 시즌이다. 좋은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 준비 과정부터 모든 걸 쏟아내겠다"고 했다. 주민규가 말한 목표는 '우승'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대전은 변화가 많은 전북, 울산 등 라이벌팀과 달리, 조용히 내실을 다지며 '별의 순간'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민규의 모든 시선은 '팀'에 맞춰져 있다. 주민규는 "나는 베테랑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할거란 걸 알고 있었다.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는게 중요하다.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팀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안팎에서 도와주겠다"고 했다.
주민규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브라질 출신의 디오구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주민규는 '공존'을 강조했다. 그는 "기사를 보니까 '빠른 주민규'라고 하더라. 기대가 크다. 경쟁보다 중요한게 공존이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목표인 우승을 향해 나아가려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울산 HD에서 우승을 경험한 주민규는 대권을 위해서는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꾸준하게 나아가면 우승할 수 있다. 울산도 준우승을 많이 했었다. 그때 울산은 포기하지 않았다. 투자를 이어가면서 우승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 그 결과 K리그1 3연패란 업적을 달성했다. 의지가 중요하다. 대전도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올 시즌 엄원상과 루빅손이 대전 유니폼을 입으며, 울산에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동료들이 늘어났다. 주민규는 "반가운 마음이 크다. 한편으로 부담 아닌 부담이 있다. 울산 출신 선수들이 대전에 합류했고, 이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엄원상에 대해서는 "아시안게임에서 원상이가 황선홍 감독님과 함께 했는데, 그때 원상이를 황 감독님의 '딸'이라고 했다더라. 걱정 안한다"고 웃었다.
시즌 말미 어깨가 부러졌던 주민규는 완전히 회복에 성공하며 최상의 컨디션 속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우승을 위해 득점왕 욕심도 내려놨다. 그는 "적지 않은 나이다. 팀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이기도 하다. 득점왕을 해봤다. 득점왕보단 우승이 필요하다. 향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을 때를 생각해 봐도 그렇다. 득점왕을 또 한 번 한다면 좋겠지만, 우승의 경험을 더하는 게 지도자를 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나이를 먹을수록 우승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부담도 있지만, 우리가 강해졌기에 우승후보가 됐다. 자신감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