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만 욕할 게 아니야' 사우디 '오일머니'는 알 힐랄을 너무 편애해..국가 주도의 선별 빅4 투자가 '요지경'을 만들었다

기사입력 2026-02-05 00:05


'호날두만 욕할 게 아니야' 사우디 '오일머니'는 알 힐랄을 너무 편애해…
로이터<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리그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들이 연달아 터졌다. 레알 마드리드 출신으로 프랑스 국가대표 공격수를 지낸 카림 벤제마(39·알 힐랄)가 전 소속팀 알 이티하드와 재계약 협상에서 불만을 토로한 후 라이벌 알 힐랄로 전격 이적했다.

그런 움직임을 지켜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 나스르)는 알 리야드와의 원정경기를 자진 보이콧했다. 둘은 한때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유럽 축구를 평정했던 공격수들이다. 유럽 매체들은 '호날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알 힐랄에 유독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 공평하지 않고, 이건 알 나스르의 우승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걸로 판단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사우디 리그는 독특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국가 주도의 선별적 집중 투자와 단계적 민영화가 결합된 형태다. 1조달러(약 145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펀드 중 하나인 PIF가 리그 핵심인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25%는 각 구단의 비영리 재단이 갖고 있다. 이런 집중 투자는 사우디 리그를 단기간에 세계적인 레벨로 끌어올리기 위한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였다.


'호날두만 욕할 게 아니야' 사우디 '오일머니'는 알 힐랄을 너무 편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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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오일 머니'를 투자해 호날두, 벤제마, 네이마르(알 힐랄→산투스) 등을 영입했다. 수백억원을 넘어 수천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파격적으로 제시했다. 유럽 빅클럽에서 검증된 스타들이 사우디 '빅4' 클럽으로 몰려갔다. 돈이 흘러넘쳤고, 통장 계좌를 두둑이 채운 선수들의 입김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세졌다. '빅4' 클럽들끼리의 대결에선 소속 선수들뿐 아니라 클럽에 관계된 왕자들끼리의 집안 대결로 신경전이 대단하다고 한다. 4일 현재 정규리그에선 알 힐랄(승점 47)이 선두고, 2위 알 나스르(46), 3위 알 아흘리(44), 6위 알 이티하드(34)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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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PIF라는 한 곳에서 사실상 4팀을 소유하다 보니 구단 간 투자 불균형의 불만이 터질 수밖에 없다. 똑같이 4등분해서 투자금을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호날두의 불만에 힘을 실었다. 호날두가 2023년 1월 처음 합류했을 당시 알 나스르 스쿼드의 시장가치는 7900만유로로, 2위인 알 힐랄(4960만유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압도적 1위였다. 그러나 이후 알 나스르의 시장가치는 4위까지 떨어졌다. 현재 알 나스르의 선수단 가치는 총 1억3340만유로로, 알 이티하드(1억4100만유로), 알 아흘리(1억7100만유로), 알 힐랄(1억9000만유로)에 뒤처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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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23년 여름 이후 알 나스르의 선수 투자 지출액은 3억7600만유로로 5억9600만유로인 알 힐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알 힐랄은 사우디를 넘어 아시아 최강의 스쿼드를 갖추고 있다. '탈아시아급' 전력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다. 아시아에선 범접할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호날두는 이런 구조에선 공정한 순위 경쟁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일부에선 이번 사건으로 호날두가 사우디 리그를 떠날 수도 있다는 이적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사우디 리그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PIF의 지분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재벌 왕가 등에 매각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실질적인 민간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고, 스타들 사이에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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