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43분 마르크 도스 산토스 LA FC 감독이 손흥민(34)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2-0 LA FC의 리드, 사실상 승부는 결정이 났다. 하지만 손흥민은 교체에 불만을 표시했다. 1초라도 더 뛰고 싶은 아쉬움이었다. 이토록 손흥민의 승부욕에 불이 붙은 것은 상대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메손대전'에서 활짝 웃었다. LA FC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LA의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인터 마이애미와의 2026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개막전에서 3대0으로 완승했다. 결승골 도움으로 대세를 가른 손흥민이 빚은 환상적인 작품이었다.
이날 눈과 귀는 역시 손흥민과 메시에 쏠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의 손흥민은 지난해 8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00만달러(약 377억원)에 LA FC 유니폼을 입었다. 적응기도 필요없는 놀라운 활약으로 단숨에 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메시는 설명이 필요없다. 'GOAT(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의 선수)'가 대명사인 그는 미국에서도 그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2025시즌 MLS 역사상 최초로 '백투백'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인터 마이애미는 창단 첫 MLS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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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S 사무국은 2026년 첫 무대에서 제대로 판을 벌였다. 서부콘퍼런스의 '슈퍼스타' 손흥민과 동부의 '지존' 메시의 맞대결을 개막전 매치업으로 마련했다. '메손대전'을 위한 그라운드도 특별했다. LA FC의 홈 경기장은 BMO 스타디움이다. 2만2000석 규모다. 손흥민과 메시라는 역대급 흥행카드를 위해 7만7000여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메모리얼 콜리세움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예상대로였다. 이날 메모리얼 콜리세움에는 무려 7만5673명이 모였다.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이 새롭게 쓰였다.
손흥민은 혈투를 앞두고 "축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우리는 메시가 최고의 선수며, 차원이 다른 선수로 보지만, 나는 이 경기를 LA FC와 인터 마이애미의 경기로 바라보고 있다. 모두가 주목하는 경기지만, 나는 팀으로서 이기고 싶고, 팀으로서 플레이하고, 팀으로서 함께 기뻐하고 싶다"고 했다. 메시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뜻이었지만, 이미 투지는 불타오르고 있었다.
손흥민은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전반 6분 골키퍼와 맞서는 1대1 기회를 아쉽게 놓친 그는 전반 37분 결승골을 도왔다. 중원에서 볼을 잡아 파고들던 다비드 마르티네스에게 기가 막힌 스루패스를 찔렀다. 마르티네스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18일 열린 레알 에스파냐(온두라스)와의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1라운드 1차전에서 1골-3도움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개막전부터 도움을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이날 89분을 소화하며, 3번의 기회 창출을 비롯해 드리블 성공 2번, 슈팅 2번 등을 기록했다. 축구통계전문 '풋몹'은 평점 8.2점을 부여했다. 평점 6.6점에 그친 메시를 압도했다. LA FC는 후반 28분 드니 부앙가의 추가골과 추가시간 나단 오르다즈의 골을 묶어 완승을 거뒀다.
토트넘 소속이던 2018~2019시즌 메시가 뛰던 바르셀로나에 1무1패를 당했던 손흥민은 3번째 대결에서 'GOAT'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