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이란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34·올림피아코스)의 에이전트가 참전설을 즉각 부인했다.
앞서 그리스, 튀르키예 복수 매체는 타레미가 잠시 팀을 떠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는 이란 군에 입대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의 사살과 이란의 반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튀르키예 매체 '하베를레르'는 이랍축구협회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타레미가 위기에 빠진 조국을 살리기 위해 총을 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타레미가 측근을 통해 '지금은 조국이 나를 필요로 하는 순간이다. 내 국민과 조국이 위험에 처했다. 내가 그곳에 있어야 한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타레미는 지난 10년간 이란 국가대표로 A매치 101경기에 출전해 56골을 넣은 '국민 영웅'이다. 이란 출신으론 드물게 FC포르투(포르투갈), 인터밀란(이탈리아)과 같은 유럽 빅클럽을 누볐다. 지난해엔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해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타레미는 '군인의 피'가 흐른다. 이란 최고의 공격수가 되기 전인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고향 근처인 부세르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에서 의무 복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레미는 인터밀란 소속이던 지난 2025년 6월, 미국에서 열린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다. 인터밀란의 참가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이란 영공이 폐쇄돼 이란에 발이 묶였다. 일각에선 타레미의 군 경력으로 인해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되었다고 추측했다. 타레미는 당시 "이란을 가만히 내버려두라"라고 성토했다.
현지 매체의 보도와 달리, 당장 타레미가 축구화 대신 군화, 축구공 대신 총을 들고 싸울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타레미의 에이전트인 페데리코 파스토렐로는 3일(현지시각)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타레미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며 입대설을 일축했다.
그는 "선수는 아테네에서 훈련과 프로 축구선수로서의 여정에 전념하고 있다. 이처럼 민감한 시기에 맥락에서 벗어난 해석, 부정확한 보도를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모든 이들의 책임감과 존중심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이란과 아랍에미리트의 경기. 이란 타레미 공격을 아랍에미리트 골키퍼 에이사가 차단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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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조국에 본선 티켓을 안긴 타레미가 6월 개막하는 월드컵 본선에 출전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지난 2일 "이번 미국의 공격으로 월드컵 출전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라고 처음으로 이란의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확대된 여행 금지 조치' 적용 대상인 39개국에 포함됐다. 월드컵,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는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예외다. 하지만 지난해 말 타지 회장 등 이란축구협회 핵심 관계자들이 비자를 받지 못해 월드컵 조 추첨식을 보이콧했다.
만약 이란이 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하더라도, 이란의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미국 애리조나주 일대와 경기장 인근은 대회 기간 내내 시위와 소요 사태로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 LA에는 엄청난 규모의 이란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를 미 행정부가 반길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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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는 공교롭게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조별리그 G조에 속한 이란은 LA에서 뉴질랜드, 벨기에,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각각 맞붙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이란의 월드컵 참가와 관련해 "나는 정말 신경 안 쓴다. 이란은 매우 심각하게 패배한 나라이며, 고갈된 상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FIFA 평화상'을 수여한 국제축구연맹(FIFA)은 "모두가 안전하게 참여하는 월드컵"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 이란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하면 최소 1050만달러(약 152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