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원정 대전'은 강했다. '강강약약'의 흐름을 이어가며 울산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6일 오후 4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는 압도적 화력으로 4대1 승리를 따냈다. '봄 마사' 마사와 거구 공격수 디오고가 나란히 1골 1도움을 기록했고, '울산 출신' 루빅손은 대전 데뷔골, 정재희는 시즌 마수걸이골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울산 에이스 이동경이 한 골을 만회했다.
대전은 8라운드 서울전(1대0 승)에 이어 2경기만에 강호를 꺾으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즌 세번째 승리로 3승3무4패(승점 12)를 기록, 11위에서 7위로 4계단 점프했다. 대전은 공교롭게 3승을 모두 원정에서 따냈다. 대전이 K리그1 단일경기에서 4골을 터뜨린 건 2023년 8월 서울전(4대3 승) 이후 2년 8개월만이다.
반면 울산은 7라운드 서울전(1대4 패)과 비슷한 흐름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당시엔 후반 8분까지 53분만에 4골을 내리 실점했다. 3경기만에 패한 울산은 5승2무3패(승점 17)로 2위는 지켰으나, 선두 서울(승점 25)과의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졌다.
울산과 대전은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거기에 2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 펼쳐지는 낮 경기인 점을 고려해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양팀은 전 경기와 비교해 각각 5명과 6명을 교체했다. 김현석 울산 감독은 4-2-3-1 포메이션에서 최근 2경기 연속골을 기록 중인 허율을 톱에 두고 이진현 이동경 강상우로 공격 2선을 꾸렸다. 이규성과 보야니치가 어김없이 중앙 미드필더 듀오를 구축하고, 최석현 정승현 이재익 심상민이 포백으로 늘어섰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말컹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디오고에게 공격 선봉을 맡기고, 정재희 마사, 루빅손을 공격 2선에 배치했다. 김봉수 이순민이 중원을 지키고, 강윤성 조성권 안톤, 박규현이 포백을 구성했다. 이창근이 골문 앞에 섰다. 지난시즌까지 울산에서 뛴 루빅손은 이적 후 처음으로 울산을 찾았다.
홈팀 울산이 포문을 열었다. 전반 3분, 이동경의 프리킥을 허율이 박스 안에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대 위로 떴다. 경기 전 황 감독은 '효율적으로 뛰는 법', 김 감독은 '허율을 이용한 전방 압박'을 강조했다. 먼저 슈팅을 내줬으나, 초반 대전이 공격, 미드필드진의 효율적인 움직임으로 경기를 순조롭게 풀엇다. 12분, 정재희가 상대 진영 우측에서 심상민의 공을 빼앗아 문전을 향해 위협적인 크로스를 찔렀다. 최석현이 엔드라인 밖으로 공을 걷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14분 디오고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재익과의 몸싸움을 이겨낸 후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루빅손에게 패스를 찔렀다. 루빅손이 슈팅 타이밍을 잡는 상황에서 정승현이 슈팅을 하지 못하도록 영리하게 방해했다.
몰아치던 대전이 전반 17분 결국 선제골을 뽑았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이규성의 공을 빼앗은 대전이 빠르게 역습에 나섰다. 공을 잡은 마사가 수비 뒷공간을 향해 달려가는 루빅손에게 패스를 찔렀다. 최석현이 패스 길목을 차단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어설픈 동작으로 공을 뒤로 흘리고 말았다. 순식간에 노마크 찬스를 잡은 루빅손이 골문 구석을 노린 침착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루빅손은 전 소속팀인 울산 원정에서 대전 데뷔골을 낚았다. 울산 예우 차원에서 세리머니는 따로 하지 않았다.
울산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27분 이동경의 전진패스를 잡은 허율이 감각적인 접기 동작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골문 우측을 노리고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제대로 임팩트가 됐으나, 이창근의 손끝에 걸렸다. 울산 공격은 계속됐다. 이어진 상황에서 이동경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이창근 품에 안겼다. 28분 이동경의 왼발 발리슛은 수비수 다리에 맞고 굴절돼 무위에 그쳤다.
슈팅수는 엇비슷했지만, 대전의 공격이 더 효율적이었다. 29분, 마사가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받아 정승현을 가볍게 벗기고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32분, 좌측에서 김봉수가 올린 크로스가 마사의 이마에 맞고 골문 쪽으로 날아갔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흘러나온 공을 정재희가 다시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이번엔 이재익이 몸으로 블로킹했다.
42분 대전이 추가골을 넣으며 달아났다. 이창근의 긴 골킥이 울산 진영에 떨어졌다. 디오고가 정승현과 몸싸움을 버텨냈다. 옆으로 흐른 공을 잡은 루빅손이 김봉수에게 연결했고, 김봉수는 다시 디오고에게 연결했다. 울산 수비진이 전진 수비로 인해 포백 형태가 붕괴된 상황. 디오고가 상대 박스 안 좌측에 대기 중인 정재희에게 공간 패스를 찔렀고, 공을 잡은 정재희가 오른발로 골문을 열었다. 루빅손에 이어 정재희도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전반 추가시간 2분 세번째 골을 헌납하며 급격히 무너졌다. 정재희의 오른쪽 코너킥이 파 포스트 앞 마사에게 정확히 연결됐다. 순식간에 노마크 슈팅 찬스를 잡은 마사의 오른발 발리슛이 조현우 몸에 맞고 흘러나왔고, 이를 디오고가 왼발로 툭 밀어넣었다. 전반은 대전이 3-0 앞선채 끝났다.
울산은 하프타임에 측면을 손봤다. 강상우 최석현이 빠지고 이희균 조현택이 투입됐다. 대전은 전반 얼굴을 다친 이순민을 빼고 이현식을 투입하며 중원에 변화를 꾀했다. 후반 3분엔 이진현이 빠지고 말컹이 투입되면서 '트윈타워'가 가동됐다. 후반 4분, 조현택이 빠르게 상대 왼쪽 측면을 파고든 후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우측 골포스트에 맞고 흘러나왔다. 이동경이 아크 정면에서 다시 슈팅을 시도했으나 수비에 맞고 굴절되며 무위에 그쳤다.
울산이 선수 교체 효과를 보기도 전인 후반 8분 대전이 4번째 골을 터뜨렸다. 울산 진영 파이널 서드 가운데에서 김봉수의 패스를 받은 마사가 골문 좌측 구석을 가르는 왼발슛으로 골문을 다시 열었다. 후반 12분 마사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김현석 감독은 생각이 많아진 듯했다. 9분만에 '트윈타워' 시스템을 해제했다. 허율을 빼고 장시영을 투입하며 측면을 강화했다.
후반 29분, 대전이 디오고, 정재희 루빅손을 동시에 빼고 주민규 서진수 김현욱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새로운 에너지를 주입했다. 울산은 심상민을 빼고 트로야크를 투입했다. 후반 34분 트로야크와 정승현이 연이은 헤딩 찬스를 놓쳤다. 울산은 후반 44분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늦게나마 만회골을 터뜨렸다.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이동경의 득점은 핸드볼 반칙에 의해 취소됐다. 경기는 그대로 대전의 4대1 승리로 끝났다. 한편, 이날 승리 주역 마사는 후반 추가시간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갔다.
울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