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마지막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LA FC)을 2030년 월드컵에서도 볼 수 있을까. 손흥민이 '라스트 댄스'에 대해 선을 그엇다. 손흥민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시애틀 사운더스와 2026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15라운드를 치른다. MLS 3연패, 북중미 챔피언스컵 포함 4연패 늪에 빠진 LA FC는 승점 21점(6승3무5패)으로 서부 컨퍼런스 7위에 머물러 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소집 전 치르는 마지막 리그 경기다. 그는 이날 경기 후 홍명보호의 사전 캠프가 차려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로 이동한다. 북중미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그는 4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첫 시즌 13경기에서 12골-4도움을 기록하며 미국을 폭격한 손흥민은 올 시즌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단 2골에 그쳤다. 리그에서는 아직 득점이 없다. 달라진 역할의 영향이 크다. 그는 올 시즌 해결사보다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20경기에서 무려 16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에서도 9개로 도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홍 감독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 그는 최종엔트리 공개 후 "손흥민이 득점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선 LA에서 직접 확인을 해보니, 공격수 밑에서 뛰다 보니 찬스가 많이 오지 않는 이유가 크더라"고 분석했다.
물론 골을 더 기대하고 있다. 홍 감독은 "도움보다는 득점에 특성화되어 있는 선수인 만큼 득점하는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손흥민이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잘 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도 공격수로 분류됐다. 최전방 출전이 유력하다. 아무리 역할을 바꿔준다고 하더라도, 골은 습관이자 흐름이다.
그래서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골맛을 보고 대표팀에 합류할 경우, 더 좋은 상황에서 월드컵을 치를 수 있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 나선 손흥민은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흘러가지 않을 땐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매우 힘들고 굉장히 답답하다. 하지만 난 축구계에 오래 있었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다. 때로는 새로운 걸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말하긴 어렵지만, 우린 여전히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특히 내슈빌전과 세인트루이스전은 승점 0점에 그칠 만한 경기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 경기들을 이겼다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축구는 결국 결과로 말한다"며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과정 속에 있고, 모두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휴식기 전까지 다시 올라설 수 있을지 지켜보자. 좋은 결과를 얻고, 좋은 분위기를 되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북중미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손흥민은 "정말 대단한 기분이다. 월드컵이라는 건 축구선수에게 꿈 같은 무대다. 몇 번을 경험했든, 몇 번을 뛰었든 월드컵은 항상 꿈만 같다. 그래서 어린아이처럼 기대하고 있다"며 "이 멋진 나라를 대표한다는 건 큰 책임감을 동반하지만, 난 그 책임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즐기고 싶다. 이 대회를 하나의 축제처럼 만들고 싶다. 모두가 4년을 기다린다. 선수들도 이 엄청난 대회를 위해 4년 동안 노력한다. 그래서 즐기고 싶고, 좋은 결과와 멋진 대회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10년 간 뛰었던 토트넘과 작별을 선언한 손흥민은 사우디, 튀르키예 등의 러브콜을 뒤로하며 미국행을 택했다. 북중미월드컵을 위해서였다. 그는 "미국에서 월드컵을 해서 미국에 왔는데 멕시코에서 경기를 하게 돼서 좀 당황스럽긴 하다"고 웃었다. 이어 "일단은 훈련 캠프나 솔트레이크에 가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같다. 그게 내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라며 "아픈 데 없이 잘 준비하고 있다. 큰 문제 없을 거 같다. 가서 잘하고, 재미있게 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F월드컵 통산 3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1골만 추가해도 대한민국 역대 월드컵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선다. 손흥민은 "축구는 혼자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제 욕심보다는 어떻게 하면 동료들이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 소속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골을 많이 넣지 못하고 있지만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 갖고 있는 능력이 하루아침에 도망가지 않는다"고 기록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최근 챔피언스컵을 통해 멕시코 원정을 경험했다. 특히 톨루카와의 4강전에서는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손흥민은 "멕시코에선 솔직히 쉽지 않았다. 고도와 여러 다른 환경 조건들 때문에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우리 캠프도 고도 적응을 위해 솔트레이크에서 진행된다. 그래서 큰 문제는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라스트 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FIFA 역시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는 슈퍼스타 10명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과 함께 손흥민을 거론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생각은 다른 듯 했다. 그는 "마지막이 될지는 모른다. 사실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이 라스트 댄스를 인정하지 않은 것, 월드컵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손흥민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월드컵을 생각하면 항상 어린 아이가 된다. 항상 내게는 꿈이고, 꿈의 무대다. 어릴 때부터 월드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선수가 되고 싶다. 저런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꿈과 열정은 내가 몇 번째 월드컵을 뛰든 상관없이 처음 가졌던 마음과 똑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월드컵도 초심을 가지고 가서 운동장 안팎에서 정말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선을 다해 다 펼치고 오고 싶다. 그게 내 목표"라며 "그렇게 했을 때 팀이 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대한민국 국민분들, 사랑해 주시는 축구 팬분들과 같이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거다. 월드컵이 사실은 축제다. 4년 동안 모든 축구를 좋아해 주시는 축구 팬분들의 축제다. 그런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