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미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벼랑 끝에 몰린 휴고 브로스 남아공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끝내 분노했다.
남아공은 19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틀랜타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체코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치른다.
남아공은 지난 12일 열린 '개최국' 멕시코와의 대결에서 0대2로 패했다. 출혈이 크다. 이날 후반 4분 스페펠로 시톨레(CD 톤델라), 후반 39분 템바 즈와네(마멜로디 선다운스)가 연달아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떠났다. 특히 즈와네는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에 따라 세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항소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현재로선 19일 체코전은 물론이고 25일 열리는 대한민국과의 최종전에도 나서지 못하게 됐다.
브로스 감독은 경기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온 몸으로 분노를 표했다. 그는 "우선 레드카드 판정에 대해 말하자면, 그게 과연 레드카드였나 싶다. 그 장면을 다시 지켜봤지만 나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멕시코 선수가 막아 섰다. 그저 몸싸움 과정에서 팔이 어깨 위로 올라갔을 뿐이다. 고의적인 행동은 아니었다. 그런데 3경기 출전 금지다. 이건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말했다. 브로스 감독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상황까지 언급하며 "더욱 동의할 수 없다. 메시에 대해선 비디오 판독(VAR)까지 가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불미스러운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선수는 경기장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기준을 모르겠다. 징계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크다. 우리의 상황은 명확하다.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 우리가 첫 경기에서 저지른 실수를 잘 알고 있다. 누군가는 선수들을 질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나는 공개 비판을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고 맡겨야 할 때도 있다. 우리가 불안정한 부분을 개선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에 몰렸다. 남아공 현지에선 브로스 감독 등 대표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브로스 감독은 "감독을 하다보면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나는 내 방식대로 팀을 이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잡음 등 비판하려는 사람들의 말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리는 과거의 모습보다 더 나은 경기를 보여야 한다. 멕시코전 이후 이미 분석과 논의를 마쳤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체코전에서 다른 방식을 원한다고 해도 내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내 방식대로 갈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관련한 연이은 질문에 "내 직업 특성상 패배하면 큰 비난을 받고, 승리하면 찬사를 받는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을 때 누군가 남아공에 내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잘 만들어주세요'라고 농담했다. 패할 때도 상황을 잘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지금 그런 상황을 겪고 있다. 나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내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체코를 상대로 90분 내내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설령 패하더라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자랑스럽게 경기장을 떠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남아공은 체코전 반격을 통해 토너먼트 진출의 희망을 살린단 각오다. 그는 "승점 1점이라도 얻으면 한국전은 매우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이다. 체코전에 패한다면 다른 조까지 봐야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인다. 3위가 된다고 해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애틀랜타(미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